삼성서울병원, 무노조 경영 ‘흔들’?

삼성서울병원, 무노조 경영 ‘흔들’?

기사승인 2018-05-23 13:15:36

삼성그룹 산하 의료기관인 삼성서울병원의 노조설립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그간 삼성서울병원은 공식적인 노동조합 없이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 사무직 등 직종별 대표 8명으로 구성된 사원협의회만을 운영해왔다.

이에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는 23일, 삼성서울병원 임직원들과 환자들이 몰리는 오전 6시경부터 10시30분까지 병원 정문 앞 도로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며 피켓을 들고 무노조 경영의 문제점과 노조설립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삼성의 반사회적 범죄와 노조탄압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무노조경영, 족벌세습, 정경유착으로 인해 병원 또한 생명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왔다는 지적이다. 의료기관은 영리적 목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반발이기도 하다.

이들은 “소위 빅5라는 병원 중 삼성서울병원만 노조가 없다. 병원은 자랑으로 여기지만 수치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노조가 없다는 것은 정의롭지 못해도, 환자를 등쳐먹어도, 직원의 피를 뽑아먹어도 아무도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민주적이고 영리적 운영을 중단하고, 노조가 현장에서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양심적 병원, 노동자와 환자에게 좋은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조를 인정해야한다”며 “재벌병원, 족벌병원이 아닌 국민의 병원이 되기 위해 노동자들이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적어도 간호사들이 인력부족과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리며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며 호소하고 병원현장을 떠나거나 울음을 삼키며 연명해가는 모습이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연출되고 있음을 확인해 병원근로자들이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의료연대의 이날 집회와 선전전에 대응해 병원은 나눠주는 유인물을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을 집회장소에서 수 미터 떨어진 곳부터 연이어 설치하고, 병원 소속 임원들이 유인물을 받아가는 곳을 지켜보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와 관련 의료연대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 노동자들의 노조설립에 대한 관심과 열망을 확인했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의 이러한 관심과 열망을 탄압하려했다”며 “선전물이 병원 안으로 들어갈까봐 암묵적으로 버릴 것을 강요했고, 선전물을 받아보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감시했다. 이것이 삼성의 비민주성을 보여주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병원은 환경미화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며 억압이나 탄압은 없었으며 사원협의회가 노조의 역할을 하며 이들을 통해 직종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노조 설립 및 탄압행위 등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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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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