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경우의 수가 여럿 있다”면서 “정상회담이 원래 예정대로(미국 측의 취소통보를 번복하고) 열리거나 또는 좀 지연된 시점에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일들(협상)이 잘되길 바란다"면서 "염려할 필요 없다. 일이 잘 풀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 사본을 링크해 올릴 때에도 “슬프게도, 나는 강제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펜스 부통령 등 ‘매파’ 인사들을 컨트롤하는 데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펜스 부통령을 높은 수위로 비난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대미비난담화가 회담 취소에 결정적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 부상은 전날 담화에서 펜스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했다.
전날 보낸 서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을 알리는 편지”라고 명시하면서도 “언젠가 당신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만약 생각이 바뀌면 언제라도 편지나 전화를 달라”고 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 CNN 방송도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는 분명한 차질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즌 종료(season finale)는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전 생애를 협상가로 살아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1년 트위터에서 자신의 저서인 ‘협상의 기술’을 인용하면서 “협상테이블을 언제 떠날지 알고 있다”며 “이것도 협상의 기술이다”라고 언급했었다.
북한은 예상외로 빠른 반응을 내놨다. 북측은 북미회담취소에 유감을 표하며 전향적 태도를 드러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위임에 따라’ 담화를 발표했다면서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 가지 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