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대통령 탄핵처리, 입법부로서 역할과 사명 재확인 계기”

정세균 국회의장 “대통령 탄핵처리, 입법부로서 역할과 사명 재확인 계기”

기사승인 2018-05-28 10:10:18
“20대 전반기 국회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인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에서 헌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처리하며 입법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재확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8일 오전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숨 가쁜 시간의 연속이었고, 국회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의장이란 자리가 왜 중요한지 절감했던 2년이었다”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왔다”고 소회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에 취임하면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 등 세 가지 국회운영 원칙과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의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그 다짐을 모두 실현해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왔다는 사실만큼은 감히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회 청소근로자분들을 직접 고용 약속 지켜냈고, 국회가 가진 특권이 있다면 모두 내려놓기 위해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국민의 눈높이에서 문제해결을 시도한 결과 불체포특권 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와 무분별한 증인채택 관행 등도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는 국회의원 국외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시킨 바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가장 큰 사건을 하나으로 대통령 탄핵을 꼽았는데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탄핵안을 처리, 헌정의 중단과 국정공백 없이 새정부 출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며 “이는 국회가 들불처럼 일어선 민심을 깊이 헤아린 결과이자 입법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재확인한 계기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의장은 “의장으로서 다당체제로 출발한 20대 국회의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원내교섭단체 대표와의 회동을 정례화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 87년 개헌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국회 개헌특위를 설치, 개헌 문제를 공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비록 6월 개헌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축적해온 개헌 논의와 새 헌법에 대한 범국민적 요구와 열망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내일을 여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중장기 국가 비전과 전략 수립도 강조했다. 그는 “세상이 급변하고 있고, 그 속도와 방향 모두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어지럽다. 또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한반도에 드리운 전쟁의 먹구름이 평화와 번영이라는 바람에 빠른 속도로 밀려나가고 있다”며 “변화의 흐름이 거셀수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단기적 현안해결을 넘어 중장기 국가 비전과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지난해 국회미래연구원법을 제정하고 바로 오늘 연구원이 첫 걸음을 내딛는다. 앞으로 국회미래연구원은 국내외 싱크탱크와의 긴밀한 협력과 선의의 경쟁 속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연구원 개원을 계기로 우리 국회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갈등을 통합의 에너지로 바꾸는 지혜의 숲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장은 개헌을 처리하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1년 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개헌과 분권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정파의 이해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며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대결적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다당체제에 걸맞은 협치의 모델을 확립해나가야 한다. 또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여기고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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