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탐정:리턴즈', 재미 하나는 제대로 잡았다

[쿡리뷰] '탐정:리턴즈', 재미 하나는 제대로 잡았다

'탐정:리턴즈', 재미 하나는 제대로 잡았다

기사승인 2018-06-01 07:00:00

꿈꾸던 탐정 사무소를 본격적으로 차리기 위해 아내 몰래 만화방을 팔아버린 대만(권상우)은 형사를 그만둔 태수(성동일)와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탐정 사무소를 차리던 당시의 빛나는 계획과 달리, 현실은 시궁창이다. 사무소에는 손님 하나 없고, 오랜만에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에게 반색했지만 근처 중국집 신장개업 전단지를 돌리러 온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여전히 자신의 빛나는 추리력을 믿고 있다. 신장개업한 중국집이 사실은 간판만 바꾼 곳이고, 맛이 없는 곳이라는 정도는 단숨에 추리해내니까. 그러던 대만에게도 첫 사건 의뢰가 온다. 임신한 자신을 위해 과일을 사러 나갔던 약혼자가 갑자기 기차에 치여서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은 여인이다. 

사고사라고는 하지만 대만은 사건에서 수상한 냄새를 맡는다. “단순가출 사건은 흔하다”고 태수는 섣불리 의심하지 않으려 하지만, 노골적으로 수상한 냄새를 풍기는 사건에 결국 태수도 뛰어든다. 그리고 두 사람은 사이버수사대 출신 여치(이광수)를 끌어들여 본격적인 추리와 추적에 나선다. 

‘탐정:리턴즈’(감독 이언희) 는 전작인 ‘탐정:비기닝’이 그렇듯 킬링타임 무비를 표방한다. 오로지 재미만을 담은 솔직한 포스터에는 영화가 추구하는 것이 모두 담겨 있고, 이것은 의외성으로 이어진다. 대놓고 말해 기대 없이 보러 갔다가 웃고 나올 수 있는 영화인 것이다. 

살인사건과 추리, 그리고 서스펜스를 담은 장르영화는 이미 한국에만도 너무 많다. 차별화를 시도한 스릴러 영화는 너무나 많아 그 차별화들마저 하나의 정형화된 패턴이 될 정도다. 그러나 ‘탐정:리턴즈’는 오히려 그 정형화를 이용한다. 전형적인 장르 영화지만,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한 나머지 도리어 빛나는 것이다. 주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쉽게 읽히는 서사, 그 안에서 얽히는 인물들의 관계와 현실적인 지질함을 섞어 하나의 맛 좋은 팝콘 무비가 탄생했다. 쓸데없이 무게 잡는 영화가 피곤하다면 ‘탐정:리턴즈’가 제격이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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