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는 훌륭한 요리 솜씨와 더불어 넉넉한 인심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연예계 동료가 김수미의 반찬을 맛봤고,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도 마찬가지다.
김수미의 요리 솜씨와 인심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그는 1일 오후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수미네 반찬’ 제작발표회서 “어머니는 어려운 시절에도 방물장수 등을 집으로 불러 밥을 대접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옆집 공사에 참여했던 인부들이 식사를 하는데 김치가 없어 섭섭해 하는 모습을 보고선, 내가 집에 올라가 김치를 보내준 적도 있다”고 대대로 이어져 온 솜씨와 인심에 관해 말했다.
‘큰손’ 김수미의 인심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발휘됐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하는 취재진을 위해 100여 개의 도시락을 직접 준비한 것. 이날 김수미는 “오전 4시부터 일어나 직접 도시락을 쌌다”며 “기자들이 반찬을 직접 맛보고 맛이 없다면 맛이 없다고 (기사를) 써도 좋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도시락은 일회용이 아니니 버리지 말고 꼭 재활용하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직접 맛본 ‘수미네 반찬’ 맛은 어떨까. 도시락 가방을 열자 ‘냄기면 죽어!!’라는 강렬한 문구가 시각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보다 강렬한 것은 ‘수미네 반찬’의 맛이었다. 묵은지 볶음, 풀치조림, 갓김치 세 가지의 반찬은 한 결 같이 적당한 간의 담백한 맛을 자랑했다. 세 가지 모두 입맛을 살려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할 만한 반찬들이었다.
조와 백미가 섞인 밥과 반찬을 한 입 먹자마자 “맛이 없으면 맛이 없다고 써도 좋다”라는 김수미의 화통한 발언이 이해됐다. 맛을 본다면 그렇게 쓸 수 없기 때문이었다. 묵은지 볶음과 갓김치는 매우 깔끔한 맛이었다. 풀치조림은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해 자꾸 손이 갔다. 리뷰 기사를 쓰기 위해 맛만 봐야지 했던 첫술에 이어 다음 젓가락질이 이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밥의 반 이상을 먹고 있었다. 간장게장으로 빚어진 오랜 의심과 오해가 확실하게 풀리는 순간이었다.
이날 김수미는 “집에 13대의 김치냉장고를 보유하고 있다. 항상 지지고 볶아 집 가스비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반찬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힘이 있을 때까지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런 김수미의 손맛과 인심은 tvN 새 예능 ‘수미네 반찬’으로 더 널리 퍼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미가 방송을 통해 자신의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하기로 결정한 덕분이다. ‘수미네 반찬’ 맛이 궁금하다면 오는 6일 오후 8시10분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