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도곡동 땅 내 것 아냐…어디 살 곳이 없어서”

이명박 “도곡동 땅 내 것 아냐…어디 살 곳이 없어서”

기사승인 2018-06-04 13:13:43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도곡동 땅은 내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 전 대통령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도곡동 땅이 내 땅이라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하는데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곡동 땅이 수사 과정에서 자세히 드러나서 문제가 되고 난 뒤에 봤더니 현대가 가진 체육관 경계와 붙어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현대에서 정주영 전 회장 신임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어디 살 곳이 없어서 그 부동산을 샀겠느냐”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아무리 감춰도 재벌 총수의 감시를 벗어날 수가 없다”며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 압구정동이나 강남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서 땅을 사려면 얼마든 다른 데에 살 수 있었다. 현대건설 재임 중에 내가 개인적으로 땅을 산 건 하나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교도소 측에서는) 진찰과 진료를 받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저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려고 한다”며 “진찰을 받으러 가면 세상은 또 특별대우를 했다 뭐 이런 여론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고통스럽긴 하다”며 “교도소에 와서 사람이 두 달간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고 토로했다.

도곡동 땅은 이 전 대통령 친형 이상은씨와 처남 고(故) 김재정씨가 지난 1985년 현대건설 등으로부터 사들였다. 10년 뒤 이 땅은 17배 오른 가격에 포스코 등에 팔렸다. 또 이 돈 일부가 현대차와 주로 거래하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출자금으로 쓰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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