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 교민 행사에서 한 여성에게 책을 선물하는 대가로 입에 키스해 논란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다.
필리핀 언론 필리핀스타 등의 4일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자국 교민을 만나는 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연설 말미 “키스해 주면 책을 한 권 선물하겠다”고 말하더니 “남자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 여성을 향해 “입맞춤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었다. 두 여성이 단상에 올랐고 이들은 상대방의 손을 자신의 이마에 가볍게 맞대는 전통인사법 ‘마노’(Mano)를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노는 잊어버리라”면서 첫 번째 여성에게는 자신의 뺨을, 두 번째 여성에게는 입술을 가르쳤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여성이 뒤로 물러서지 못하도록 팔뚝을 잡기도 했다.
그는 논란을 예상한 듯 참석자들에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한 것뿐”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필리핀 국민 사이에서는 “역겹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수차례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는 지난 2016년 후보 유세에서는 1989년 다바오 지역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 사건을 언급하며 성폭행당한 후 살해된 호주 선교사에 대해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시장인 내가 먼저 (성폭행)했어야 했다"는 발언을 해 비난을 받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