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매리에게 "오고무 배워 와라"던 제작진, 중요한 건 손해배상

[친절한 쿡기자] 이매리에게 "오고무 배워 와라"던 제작진, 중요한 건 손해배상

이매리에게 "오고무 배워 와라"던 제작진, 중요한 건 손해배상

기사승인 2018-06-05 09:56:55

회사에서 취직준비생에게 “취직해 줄 테니 A라는 자격증을 준비해 와라”라고 요구합니다. 취직준비생은 그 자격증을 따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결국 자격증을 땄지만 후유증이 남았죠. 그러나 회사 측은 계속해서 취직을 연기하고, 결국 취소하려고 듭니다. 회사는 손해배상을 해야 할까요, 아닐까요. 방송인 이매리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이하 ‘풍문쇼’)에 출연한 이매리는 7년간 방송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털어놨습니다. 앞서 활발히 활동했지만 그간 브라운관에서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이매리는 “2011년 한 드라마 촬영 준비 중 부상을 입었지만, 제작진 측에서 보상은커녕 오히려 이를 은폐하려 했으며, 후유증 때문에 계속 고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매리가 밝힌 전말은 이러합니다. 드라마 ‘신기생뎐’에 캐스팅된 그녀. 드라마는 사전 준비기간이 있는데, 제작진은 이매리에게 “오고무를 치는 장면이 있지만 드라마 측에서 오고무 레슨비를 지원해줄 수는 없다.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이매리는 이를 승낙했습니다. 예정된 촬영 시기는 두 달 후. 자신의 돈으로 레슨비를 내가며 열심히 연습했지만 문제는 촬영이 자꾸 뒤로 밀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촬영이 두 달씩 계속해서 밀렸고, 이매리는 촬영을 꼭 할 거라는 제작진의 말만 믿고 열심히 오고무를 연습했다고 합니다. 연습을 쉬면 금세 잊어먹기 때문입니다.

결국 촬영날은 8개월 후에야 성사됐습니다. 그러나 이매리는 막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오고무를 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무릎에 물이 찼는데도 언제 촬영할 지 알 수 없어 계속 쉬지 못하고 보호대를 찬 채 계속 연습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개인 레슨비는 600만 원 정도를 지출했으며, 이후 재활치료를 하며 상당한 금액의 병원비가 들었다네요. 약 때문에 얼굴도 부어 드라마에 출연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드라마 제작진이 시킨 일 때문에 몸이 망가져 드라마를 찍을 수 없다니, 아이러니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 못할 처지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신기생뎐’을 쓴 임성한 작가가 “꼭 같이 해야 한다”고 제작진을 설득해 겨우 출연이 성사됐습니다. 

이매리는 “당시에 저는 드라마로 뜨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며 “무사히 드라마를 끝내는 것이 내 목표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제작진은 이런 이매리의 노력을 알아 주기는 커녕 “그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다”는 말로 그녀를 상처 입혔다고 하네요. 더불어 이매리의 부상에 관해서는 “보험이 안 돼 있다”며 “출연료만 주면 안 되겠냐. 발설은 하지 말아 달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매리는 해당 사실을 밝힌 이유에 관해 “묻어두면 원망만 더 쌓이지 않겠나”고 말했습니다. 그간 일을 쉰 원망감을 이제는 털어버리고 새출발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죠. 그러나 과연 묻어둬야 할 일일까요? 무책임한 제작자의 처신으로 엉뚱한 피해자가 생기고, 건강에 해를 입은 일을 털어버리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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