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시기가 폐암의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절반에 달하고, 유방암이나 위암의 경우 대부분 1기에 진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4대 암(대장, 유방, 폐, 위) 적정성 평가‘ 결과를 6월8일 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및 건강정보 앱를 통해 공개한다.
지난해 발표된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은 사망률 1위(27.8%)로 서구화된 식습관, 인구의 노령화 등에 따라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사망하는 사람 중 암으로 사망하는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암 사망률은 2000년 10만명 당 121.4명이었지만 2016년에는 153.0명으로 31.6명 증가(26%)했다.
우리나라의 암 사망률과 암 발생률이 높은 질환을 살펴보면, 암 사망률 1위는 폐암, 암 발생률 1위는 위암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은 발생률과 사망률에서 각각 2, 3위, 여성암 중에서는 유방암이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발생률을 나타냈다.
심사평가원은 높은 발생률과 사망률로 국민의 관심이 큰 암 질환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 질을 평가하기 위해, 2011년 대장암을 시작으로 유방암(2012년), 폐암(2013년), 위암(2014년) 순으로 적정성 평가를 시작해 이번 평가는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만 18세 이상의 원발성 대장암(6차), 유방암(5차), 폐암(4차), 위암(3차) 환자가 각 암별로 치료받은 내역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각 평가별 대상기관과 환자 수는 대장암 239개(1만 8261명), 유방암 193개(8624명), 폐암 120개(1만 1241명), 위암 217개(2만 3692명)이며, 성별로는 유방암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성비율(대장암 59.8%, 폐암 67.4%, 위암 69.2%)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병기는 진행정도에 따라 1~4기(유방암 1~3기 수집)로 구분되는데 유방암과 위암은 종양이 원발 부위에 국한된 1기(45.0%, 76.9%), 대장암은 국소 림프절을 침범한 3기(36.4%), 폐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42.7%)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여 암별로 진단 시기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대장암: 3기(36.4%) 〉2기(28.8%) 〉1기(20.9%) 〉4기(13.9%) ▲유방암: 1기(45.0%) 〉2기(40.5%) 〉3기(14.5%) ▲폐암: 4기(42.7%) 〉1기(30.1%) 〉3기(17.8%) 〉2기(9.4%) ▲위암: 1기(76.9%) 〉3기(10.7%) 〉2기(9.4%) 〉4기(3.0%) 순으로 나타났다.
4대 암 평가는 ▲ 암 치료 전문 의사 구성 여부 ▲ 수술, 방사선,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 적정 시행 여부 ▲ 평균 입원일수, 평균 입원진료비 등 암별로 19~22개 지표에 대해 진행됐으며, 심평원은 평가가 거듭될수록 지표 충족률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장암의 경우 ‘수술 후 방사선 치료율(직장암)’은 직장암(Stage Ⅱ~Ⅲ) 환자의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 후 방사선 치료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로 1차보다 50.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의 ‘최종절제연이 침윤성 유방암 음성비율’은 유방을 일부 절제한 환자에서 잔류 암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로 꾸준히 높은 충족률(1차 99.4%, 5차 99.6%)을 보였다.
폐암의 ‘수술불가능 Ⅲ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동시병용 항암화학방사선요법 시행률은 수술은 불가능하나 전신상태가 좋은 환자에게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시행했는지 확인하는 지표로 이번 평가에서 한 기관도 빠짐없이 100%를 충족(1차 92.9%)했다.
위암의 ‘불완전내시경 절제술 후 추가 위절제술 실시율’은 내시경 절제술 후 불완전 절제 또는 전이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위절제술을 시행했는지 확인하는 지표로 평가결과 1차(76.3%) 대비 3차(88.7%)에서 12.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각 평가지표별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점수를 산출하고, 평가 대상기관을 종합점수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한 결과, 4대 암 평가 모두 종합점수가 95점 이상으로 좋은 평가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4대 암 평가별 등급을 종합한 결과, 대장암·유방암·폐암·위암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기관은 81개(상급종합병원이 42개, 종합병원이 39개)이며, 지역별로 1등급 기관이 전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국민이 다양한 의료기관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1등급 기관 현황을 보면 ▲‘대장암’ 137기관 중 124기관(90.6%) ▲‘유방암’ 108기관 중 88기관(81.5%) ▲‘폐암’ 90기관 중 82기관(91.1%) ▲‘위암’ 112기관 중 102기관(91.1%) 등이었다.
김승택 심사평가원장은 “4대 암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기관이 전국에 고루 분포된 것은 의료기관이 환자진료를 위해 인력·시설·장비의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수술,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과정에서 표준화된 진료 시스템을 갖춘 결과라 할 수 있다”며 “6월 중순경에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하고, 평가 등급이 낮은 기관에 대해서는 대면 상담 등을 통해 질 향상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