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2000여 명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비상모임’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미공개 문건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면서 “각 문건의 작성자, 작성 경위, 문건이 어떤 경로로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보고 후 최종 실행 여부 등에 대해 성역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변호사들은 “대법원이 원세훈 댓글 공작 사건, KTX 근로자 복직 사건, 쌍용차 해고 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 공정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처리해야 할 사건의 재판 결과를 청와대에 대한 설득과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려 기도하고,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법관들의 연구모임을 와해시키려 하거나 판사들에 대한 사찰로 볼만한 활동을 했음이 대법원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면서 “이는 단순한 사법행정권 남용을 넘어 조직적 사법 농단이라는 비난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어떠한 권력으로부터도 독립돼 공정하게 재판을 수행한다는 숭고한 사법권 독립을 사법부 스스로 훼손하고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변호사들은 시국선언을 마친 뒤 대법원까지 “검찰은 즉각 수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선언에는 전국 변호사 2015명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날 오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조사단) 단장인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문서는 모두 공개했다”면서 추가공개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조사단은 지난 5일 원본 파일 410개 중 98건의 원문을 공개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