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 가져가며 면세3강 등극…롯데·신라 '씁쓸'

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 가져가며 면세3강 등극…롯데·신라 '씁쓸'

기사승인 2018-06-22 18:30:06

신세계가 높은 가격과 그동안의 사업 역량으로 신라를 꺾고 DF1(향수, 화장품)과 DF5(패션·피혁) 면세매장 사업권을 따냈다. 그동안 롯데와 신라에 이어 면세업계 3위인 신세계가 단숨에 20%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신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며 명실상부 3강 체제의 키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22일 관세청은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실시한 면세점 재입찰 특허심사 결과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1과 DF5의 면세매장 사업권을 신세계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여러 사업자 중 신세계와 호텔신라를 최종 후보로 확정해 관세청에 넘긴 바 있다. 

이번 관세청 심사는 그동안의 '깜깜이 심사'를 논란을 의식한 듯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들어갔다. 관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DF1과 DF5심사는 각각 독립된 공간에서 심사가 이뤄졌고, 심사위원 외에도 관세청 청렴옴부즈만 인원이 각 심사 장소에 3명씩 참관해 진행됐다. 

관세청은 경영능력 점수(500점)과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2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50점) 등 자체평가 500점을 합산해 총 1000점으로 최종 사업자를 가렸다. 

관건은 입찰가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DF는 1터미널 DF1 사업권에 연간 2762억원의 임대료를 써냈고, 호텔신라는 2202억원을 제시했다. DF5사업권에서도 신세계DF는 연간 608억원, 호텔신라는 496억원을 써내며 신세계가 가격적인 우위를 가져갔다. 

실제로 가격 측면에서 신세계가 신라에 비해 70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으며 신라를 압도했다. 앞서 인천공항 심사에서 롯데가 높은 가격을 써냈음에도 탈락한 것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후발주자이지만 신세계가 첫 면세점인 명동점을 궤도에 올려놓으며 흑자 전환한 점 등도 심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신세계가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명동점을 비롯해 스타필드, 시코르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개발 능력에 좋은 평가를 준 것 같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신라면세점은 기대 수익에 따라 써낼 수 있는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했지만 신세계 면세점의 통큰 투자에 승리를 내주게 됐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국제공항 면세점의 운영 전문성과 차별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입찰에 참여했지만, 입찰 금액에 빌려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도 이번 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의 면세점 입찰 과정이 투명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수익에 비해 큰 금액을 써낸 데 대해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신세계 측은 사업 확장 측면에서 감내할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향수·화장품 판매를 하는 DF1과 피혁·패션을 판매하는 DF5 두 곳의 연간 매출액은 87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총 매출 14조20000억원의 6∼7%에 해당한다.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업계 시장점유율은 기존 '롯데 41.9%, 신라 29.7%(HDC신라면세점 포함), 신세계 12.7%'에서 '롯데 35.9%, 신라 29.7%, 신세계 18.7%'로 바뀔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이 오는 7월 서울 강남점까지 문을 열면 점유율은 22%로 올라 2위 신라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라의 2강 체제에서 신세계가 낀 3강 체제로 바뀌게 됐다"며 "면세업계의 활력과 역동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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