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고 박영옥 여사에 대한 애뜻한 감정을 표시한 묘비명이 알려져 세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가 지난 2015년 부인 박영옥 여사가 숨을 거둔 직후 써뒀던 묘비명은 총 121자다. 김 전 총리는 묘비명에서 부인 박영옥 여사와 함께 가족 묘지에 묻히기를 원하고 있다.
묘비명을 보면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짓는다.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고 명시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무공훈장을 받아 국립묘지에 안장이 가능하지만 묘비명과 같이 국립묘지가 아닌 충남 부여 선산 가족묘에 안장될 전망이다. 김 전 총리는 생전에 가족묘지에 묻히고 싶다는 발언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김 전 총리가 작성했던 묘비명의 전문.
「思無邪」를
人生의 道理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
「無恒産而無恒心」을
治國의 根本으로 삼아
國利民福과 國泰民安을 具現하기
위하여 獻身盡力 하였거늘
晩年에 이르러
「年九十而知 八十九非」라고 嘆하며
數多한 물음에는
「笑而不答」하던 者-
內助의 德을 베풀어준 永世伴侶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銘 雲庭 自僎
書 靑菴 高崗
풀이
“한 점 허물없는 생각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으며, 나라 다스림 그 마음의 뿌리를 ‘무항산이며 무항심’에 박고 몸 바쳤거늘,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짓는데, 숱은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 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