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총지배인이라기보다는 호텔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프로듀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클래식하고 변하지 않는 가치에 기반하지만, 서비스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모던한 이벤트가 끊이지 않도록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레스케이프 호텔의 새 총지배인으로 낙점된 김범수 총지배인의 일성이다. 김 지배인은 26일 서울 회현동 레스케이프호텔에서 오픈 전 프레스콜을 갖고 자신이 기존의 지배인 역할에 머물러 있지 않은 공간과 콘텐츠의 '프로듀서'임을 자청했다. 김 지배인은 기존의 부띠끄 호텔과는 차별화되는 인테리어와 브랜드를 선보이면서도 F&B와 세세한 부분까지 세심한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 지배인은 신세계푸드의 식음콘텐츠와 신세계 한식뷔페 올반, 데블스도어, 파미에스테이션과 스타필드 식음 공간을 기획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지난해 7월부터 신세계조선호텔의 신규 호텔 TF를 이끌어왔다. 미식 블로그 '팻투바하'로도 알려져 있는 김 지배인의 마케팅 안목이 호텔에 십분 발휘됐다.
이번 호텔은 신세계 호텔로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비체인 호텔로 독자 부띠끄 호텔인 만큼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지금까지 스타우트 계열의 웨스틴호텔과 메리어트 호텔, 포포인츠 호텔을 운영해왔다. 이제 독자 호텔을 운영하고자 하는 실험대로 볼 수 있다.
그는 "총지배인이 호텔리어가 아니라는 게 파격은 맞다"라며 "오히려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호텔의 포맷을 깨는 것들을 많이 할 수 있어 장점이 많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나 와도 이 호텔은 색다르고 새로운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한국에 없는 호텔을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로비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탈 때부터 이 호텔의 분위기가 '클래식'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고풍스러운 갈색 원목으로 되어 있었고 원목의 은은한 향이 났다.
레스케이프는 실제로 탈출이라는 의미의 레스케이프(L'escape)를 써서 일상으로부터의 화려한 탈출을 컨셉으로 잡고 프렌치 호텔을 표방하며 엘레강스함을 한껏 키웠다. 204개의 객실 중 80여개가 스위트 비중이다.
부띠끄호텔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자크 가르시아가 디자인한 프랑스 파리를 그대로 가져온 클래식한 벽지 무늬와 침대 디자인, 소파와 쿠션 등이 클래식함의 정수다. 프랑스 파리의 '코스테 호텔'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준비를 마친 10층의 객실 일부와 7층 로비, 라이브러리, 르 살롱을 공개했다. 객실은 강렬한 붉은 색감과 고풍스러운 중세 유럽 분위기가 특징인 객실 중 아틀리에 스위트를 선보였다. 자크 가르시아가 선보인 아름다운 문양이 인상적이며 객실 가격대는 52만원대다.
7층의 로비 공간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으며 라이브러리는 스위트룸 투숙객 전용 공간으로 고풍스러운 파리의 살롱을 가져온 듯한 공간이다. 메종 엠오의 프렌치 디저트를 선보이는 티살롱도 운영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서비스는 매우 모던하다. 레스케이프호텔은 KT기가지니를 바탕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늘리고, 프라이빗한 감성을 살리며 모던한 서비스를 표방했다. 또 펫프렌들리 호텔을 표방하며 객실에서 반려견과 잠을 잘 수 있고, 식당에서 반려견과 식사도 할 수 있다.
F&B 식음 서비스는 특히 한국에서 가장 핫하고 모던한 식당을 둔 것이 특징이다. 모뜨32, 더 모던, 메종엠오, 헬커피 등 맛과 서비스가 일품인 식당들이다. 다양한 파티와 와인 페어와 미식 페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 지배인은 "기본적으로 한국 호텔은 해외 체인에 기반해 마케팅보다 세일즈에 강점이 있었지만, 독자 호텔로서 이 호텔은 마케팅을 강화하고 객실도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대신 F&B 등은 기존 호텔보다 훨씬 싼 가격에 누구나 와서 감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