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 환자 5명 중 1명은 9세 이하의 어린이로 나타났다.
부비동은 코 주위의 얼굴 뼈 속에 있는 빈 공간을 말하는데 이 공간들은 작은 구멍(자연공)을 통해 코 속과 연결돼있고, 이를 통해 부비동 내의 공기의 환기 및 분비물의 배설이 이루어진다.
부비동염은 자연공이 막혀서 부비동이 제대로 환기 및 배설되지 않아 이차적으로 부비동에 염증이 발생하고, 농성 분비물이 고이면서 염증이 심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대게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만성 부비동염으로 정의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 간(2013~2017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가 ‘만성 부비동염’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13년 206만명에서 2017년에는 218만명으로 5.7%(약12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2013년 96만명에서 2017년 101만명으로 5.3%(약 5만명) 증가했고, 여성은 2013년 111만명에서 2017년 117만명으로 6.1%(약 7만명) 증가했다.
2017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전체 진료인원 5명 중 1명(20.2%,44만 12명)은 9세 이하 연령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0대(34만4539명, 15.8%), 40대(29만6951명, 13.6%) 순이었다.
성·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9세 이하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남자는 9세 이하가 23만8129명(23.6%)으로 진료인원이 가장 많았고, 10대(15만6010명, 15.5%), 30대(14만540명, 13.9%)가 뒤를 이었다. 여성은 30대가 20만3999명(17.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9세 이하(20만1883명, 17.2%), 40대(16만5751명, 14.1%) 순이었다.
건강보험 적용인구 대비 진료인원 수를 분석한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 수’에서도 9세 이하 아동은 1만7명으로 10명 중 약 1명에 해당하는 어린이가 2017년 한해 ‘만성 부비동염’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10만명 당 남성이 1만0543명, 여성은 9440명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 진료인원 평균은 4284명으로 남성 평균 3942명, 여성 평균 4628명과 비교하면 9세 이하 아동에게서 성별에 관계없이 환자수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정효진 교수는 9세 이하 아동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소아는 어른과 달리 부비동이 아직 완전하게 발달되지 않았고, 부비동의 배출구(자연공)가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어 코와 부비동이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감기에 의한 염증이 쉽게 부비동으로 퍼지게 된다. 간혹 약물치료에 잘 듣지 않는 소아 부비동염의 경우에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나 비용종이 원인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 시 복용할 수 있는 약이 제한되어 있어 요양기관에 직접 내원하는 비중이 클 가능성이 있으며, 여성호르몬 수치의 변화가 통증 등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헌 보고를 고려해 볼 때 만성 부비동염도 이와 같은 원인으로 30대 여성에서 관련 증상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진료인원이 많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고 밝혔다.
2017년 기준 만성부비동염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총 입·내원일수는 612만 327일이었다. 이 중 88.4%(540만7803일)는 의원급 요양기관에서 진료를 받았고, 종합병원 6.3%(38만3207일), 병원 5.4%(32만7587일), 보건기관 0.1% 미만(1730일)이 뒤를 이었다.
‘평균 입·내원일수’(입·내원일수를 진료인원수로 나눈)는 요양기관종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 2.8일 요양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비동염 환자는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추세는 최근 3년 간 같은 계절적 흐름을 보였는데 봄철에 증가해 여름철에 최저점을 찍고 다시 겨울철까지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7년 기준 월별 진료인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초겨울 및 초봄)에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여름부터 초겨울인 12월까지 꾸준히 증가해 11월 36만2802명에 이어 12월 40만7176명으로 최고 진료인원을 나타내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초봄 3월(35만8048명)과 4월(37만7645명)에도 일시적으로 환자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2월 진료인원은 최저점인 7월 진료인원 대비 약 2.1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효진 교수는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는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기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시기로, 감기에서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행되는 환자들의 수 역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추운 공기로 인한 자극, 집안 환기 부족 등으로 비점막의 부종 및 비후도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화분(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많아지는 시기이며, 최근 초봄에 심한 황사, 미세먼지 등에 의한 비특이적 자극물질에 의한 비점막의 부종 및 비후로 인해 이차적인 만성 부비동염으로 이행되는 비율이 높아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