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부담되는 전이성 유방암, 폐경 전 환자의 급여 확대 요구

젊을수록 부담되는 전이성 유방암, 폐경 전 환자의 급여 확대 요구

같은 암인데 의료비 부담은 20배 이상 차이…급여 제외 환자들 국민청원 호소

기사승인 2018-06-28 00:06:00

# 약이 보험이 되면 모든 환자에게 보험적용을 해야지 단서를 붙여서 누군 되고 누군 안 되는 이런 약이 어디 있습니까? 관계부처는 신속히 그 내용을 파악하여 병과 치료비에 힘들어하는 환자를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다수의 유방암 치료제가 급여권에 진입했으나 위 사례처럼 급여 인정범위 제한으로 치료 접근성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의 경우 많은 유방암 환자들의 요구로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급여 인정범위의 제한으로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한 상황이다. 

입랜스는 전체 유방암의 59.3%를 차지하는 HR+/HER2- 유방암을 타깃으로 한 치료제로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을 기존 치료제 대비 약 2배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의 1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레트로졸과 병용 또는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 사용토록 허가 받았음에도, 폐경 후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1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레트로졸 병용시에만 급여가 인정(2017년 11월)돼 입랜스와 풀베스트란트를 병용해야하는 폐경 전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은 한달에 수백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많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차별 없이 동일한 급여 혜택을 받도록 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호소하고 있다. 

국민청원에 ‘입랜스’를 검색하면 병용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 요구 청원이 다수 올라와 있는데 청원 동의가 1300명이 넘는 ‘입랜스 보험급여 확대’ 청원의 내용을 보면 “입랜스가 레토로졸과 병행 시에만 급여화를 인정한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2017년 7월부터 입랜스와 풀베스트런트 주사약과 병행하여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레토로졸과 병행하는 경우는 한달 15만원이고 풀베스트런트와 병행하는 경우는 300만원이면 형평의 원칙에 너무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암과의 투병 생활하는데도 힘들어 죽겠는데, 없는 형편에 약값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을 위하여 나서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문헌에 따르면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심리·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삶의 질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17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53%)이 ‘폐경 전’ 여성 환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서구의 경우 유방암 주요 발병군이 60~70대의 폐경 후 환자인데 반해, 국내 유방암의 주요 발병군은 40~50대 폐경 전 여성으로 연령대가 비교적 젊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유방암은 경과가 빨라 전이성 유방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고,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해 수술을 받은 환자라도 이 중 약 40%는 재발해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다양한 치료 옵션이 필요하고, HR+/HER2-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2년 이상의 무진행생존기간을 보여준 입랜스 병용요법에 환자들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폐경 전 여성을 포함한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경 전 2차 이상 치료 환자에서 팔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 병용군의 mPFS는 9.5개월, 위약-풀베스트란트 군은 4.6개월로 입랜스 병용시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를 2배 이상 연장시켰으며, 폐경 후 여성과 동등한 수준의 중대한 PFS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내분비요법 이후 진행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입랜스-풀베스트란트 병용 시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을 약 2배 늘려 항암화학요법까지의 시기를 2배 지연시킨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지만 급여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의료비 부담이 큰 입랜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폐경 전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항호르몬제 또는 항암화학요법을 쓸 수밖에 없다. 

내분비요법은 약의 효과를 평가하는 기준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차 치료시 약 14.5개월, 2차 치료시 약 4.6개월로 병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내성 기전이 활성화돼 효과가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항암화학요법은 1차 치료시 약 7.6개월, 2차 치료시 약 5.1개월에 불과하고, 치료 과정에서 탈모·구토·전신쇠약 등의 부작용을 동반한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환자들은 급여권에서 치료 효과가 낮거나 부작용이 큰 약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사회 및 가정에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40~50대가 많은 만큼 일상생활에서의 삶의 질 유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폐경 전 환자가 많은 만큼 보험급여 확대 등 의료비 부담은 낮추고 치료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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