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빠진 장현수를 깨운 ‘캡틴’ 기성용의 한 마디는

절망에 빠진 장현수를 깨운 ‘캡틴’ 기성용의 한 마디는

기사승인 2018-06-28 09:26:09

“주장인 기성용 형이 ‘너 때문에 진 것이 아니다. 네가 무너지면 팀이 무너진다.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팀에는 널 믿는 사람들이 많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네가 행복한 길을 택해라’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의 이 한 마디가 절망에 빠져있던 장현수를 깨웠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장현수에게는 악몽이었다. 적어도 앞선 2경기는 지옥이었다. 신태용호 수비의 핵심으로 평가받으며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 받았지만 스웨덴, 멕시코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펼치며 전 국민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특히 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 헌납과 무리한 태클로 그는 패전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 두 경기처럼 중앙 수비수는 아니었지만 기성용이 빠진 중원에 수비적으로 중요한 임무를 받았다. 장현수는 ‘포어 리베로’ 개념으로 선발 출전해 엄청난 투지와 안정적인 수비로 승리의 밑거름이 됐고, 불명예를 다소나마 상쇄할 수 있었다.

장현수는 경기가 종료된 후 믹스트존에서 “많은 감정이 있었다. 가장 컸던 것은 팀원들에게 미안했다는 것”이라며 “멕시코전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와서 고민했다. 축구 인생에서 그렇게 깊게 고민한 것은 처음이었다. 아직 한 경기가 남았고, 이기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내가 경기를 뛰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팀에 또 피해를 끼치는 것이 무서웠다. 그렇게 마음을 편하게 잠을 잤다. 하지만 다음날 팀원들을 보니 내가 무책임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과정을 이겨낼 생각을 하지 않고 피하려고 했다고 느껴졌다. 이 마음을 이겨내고 독일전을 승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에 위치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김영권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이번 대회 첫 승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1승 2패로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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