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로제 맞이하는 게임업계

주 52시간 근로제 맞이하는 게임업계

기사승인 2018-06-29 05:00:00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게임 업계가 분주하다. 꾸준히 근로 환경 개선 노력을 기울여 온 대형 게임사부터 이에 적극 동참하는 중견사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넥슨은 다음달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월 기본근로시간(평일 8시간)을 기준으로 법에서 허용된 월 단위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이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로 노사 합의를 봤다.

이에 직원 간 협업시간 보장을 위한 조직별 의무근로시간대 ‘코어타임’이 설정되며 이 밖에는 개인의 누적 근로시간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게 된다. 코어타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오전 11시부터 오후4시 2개 안 중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다.

주말과 법정휴일, 오후 10시 이후 야간 근로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반드시 필요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해 사전신청‧승인 후 근로가 가능하다. 개인 연차휴가와 별도로 조직장 재량에 따라 휴식과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오프(OFF)’ 제도도 신설한다.

일련의 변화에 따라 출근 후 8시간 30분 경과 시 별도 알람, 개인 근로시간 관리 페이지 구축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옥 내 식당, 피트니스 등 시설과 셔틀버스 운영시간 조정, 직원 대상 캠페인 진행 등을 추진한다.

넷마블은 지난해부터 근로 관련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건강한 조직문화 정착’을 내걸고 변화를 꾀해왔다. 지난해 2월부터 야근·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 도입, 종합건강검진 확대 등을 포함한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시행했으며 8월 근로자 위원과 사측 위원이 근로 복지와 회사 발전 방안을 논하는 협의 기구 ‘열린협의회’를 출범했다.

올해 3월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전면 도입했다. 넷마블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점심시간 1시간 포함) 5시간 코어타임에 따라 업무시간을 자율 선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불가피한 사전 연장근로 신청 경우를 제외하면 평일 오후 10시 이후 오전 8시 이전, 휴일, 월 기본 근로시간 초과 연장근무를 일체 금지한다. 또 코어타임에 개인적인 사유로 근무가 불가한 경우 시간 단위로 분리해 쓸 수 있는 ‘시간연차’ 제도도 도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이른바 ‘워라벨’ 추진과 함께 ‘워라발(워크는 스마트하게 라이프는 발랄하게)’ 조직문화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워라발의 일환으로 올해 1월부터 전사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출퇴근 시간을 30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 출퇴근제를 운영 중이다. 기본적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같은 개념이며 일일 근무시간은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 사이에서 조정 가능하다.

게임업계 특성을 고려해 신규 게임 론칭이나 테스트 등 집중근로가 불가피한 경우를 위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운영, 근로시간 총 한도 내에서 한 주 근로시간은 늘리고 다른 주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근로 시간에 맞출 수 있도록 했다.

웹젠도 다음달 1일부터 전 임직원 대상 자율출근제를 도입하고 기존 포괄임금제를 전면 폐지한다. 직원들은 오전 9~11시 사이에 출근하고 8시간의 근무시간에 맞춰 퇴근할 수 있으며 각종 수당을 포함했던 포괄임금제는 사라지고 연봉은 모두 기본급으로 전환된다.

40시간 기본근로시간 시간 외 연장근무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기초해 한주 간 최장 12시간으로 제한되고 주당 52시간 내에서 발생한 연장근무에 대해서는 휴가 또는 임금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상휴가제’를 마련했다.

웹젠은 ‘가정과 일터의 양립’을 우선하는 인사제도 개편과 함께 제도 시행 후 사업, 서비스 유지 등에 지장이 없도록 인력 충원 등으로 보완하고 임직원이 스스로 효율적 근로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부터 ‘뉴퍼플타임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출근시간을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 30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퍼플타임제’를 운영해 왔으며 이를 선택적 근로시간제 형태로 확대, 자율성을 강화한 것이다. 코어타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다.

연장근로는 기본적으로 없앤다. 업무상 부득이한 휴일근무는 승인을 받아야 하며 해당 시간만큼 평일에 대체해 쉴 수 있다. 연차 휴가에 1시간 단위 휴가를 자유롭게 더해 활용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외 월 1회 2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할 수 있는 기존 ‘오아시스’ 제도 등을 유지하고 새 체계에 직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점검하는 굿즈, 운영‧조직 단위 워크숍을 준비 중이다.

펄어비스는 이미 지난해 초 포괄임금제를 없앴으며 승인된 추가 근무에 대해 법정 기준에 따른 시간외수당을 지급해 왔으며 이를 이번 변경에 맞게 조정한다.

변경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라 기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인 근로시간제는 주 52시간에 맞추고 부서 업무 특성에 따른 탄력적 근로시간제,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를 코어타임으로 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한다. 월 225시간 초과 근무는 불가하다.

근무시간 변동에 따른 추가 채용도 연말까지 계속한다. 올해 초 대비 20% 충원이 이뤄져 현재 인원은 450명 규모다.

컴투스는 창사 초기부터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해왔으며 내부 분석 결과 이미 대부분의 임직원이 변경되는 근무시간 규정을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변경에 따라 부서 단위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초과근무 사전 허가제를 운영하는 등 워라벨과 업무 효율성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취지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 계획 있는 주말’로 보고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전 임직원이 쉬는 ‘놀금’ 제도를 도입한다.  최근 판교 알파돔타워로 사무실을 통합‧확장 이전한 시기와 맞물려 분위기를 환기한다.

기존 월요일 30분 늦은 출근, 금요일 이른 퇴근 등 문화에 놀금 제도를 더하고 점심시간도 기존 1시간에서 30분씩 늘린다. 또 각 부서의 업무효율화를 통해 연장근로를 기본적으로 없애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반면, 블루홀 등 아직 대응책 도입을 확정하지 못한 게임사들도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이 기정사실화 된 올해 2월부터 준비 기간이 충분치 않았고 최근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도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근로 여건과 고용 문제를 해소하는 취지에 따라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준비할 시간도 많지 않았고 기업에 ‘스스로 숙제를 풀라’는 느낌이라 좀 더 유연하게 임금이나 얽힌 여러 가지를 고려한 가이드가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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