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의료진 폭행 가중처벌법,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
전북 익산 소재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의사 폭행사건에 대해 의료계가 공분하고 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전북 익산시 소재 한 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한 A씨는 응급실 의사인 B과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다리를 발로 수차례 폭행하고 난동을 부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 조사 중이다.
폭행 피해자인 B과장은 뇌진탕·치아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으며, 가해자에 대해 상해죄(형법 257조), 폭행죄(형법 260조), 협박죄(형법 283조), 모욕죄(형법 311조) 등의 이유로 고소하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와 제 60조에 따른 형사처벌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사회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진료실 내 폭행 사건이 증가되고 안전한 진료 환경이 위협받으면서 의료계는 ‘의료인 폭행 방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5년 1월 28일 개정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의료용 시설 등을 파괴·손상 또는 점거한 사람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2016년 5월 29일 개정 의료법에 따라 의료행위를 행하고 있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종사자,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며 “이러한 제도들로 인해 진료실에서의 폭행 근절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며 분개해 했다.
이어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에 대한 폭행 빈도는 대단히 심각한 수준으로서 2015년 ‘응급실 폭력과 폭행대응의 이해 및 변화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지역 수련 병원 30곳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중 폭력을 경험한 빈도가 90%를 넘었다. 실제 현장에서는 경찰이 사건 현장에 출동하더라도 폭행 가해자에 대해 환자라는 이유로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법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제도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 또 폭행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나 지침이 여전히 미흡하다. 뿐만 아니라 공권력의 부적절한 대응은 의료기관 폭행 재발의 원인이 된다. 일부 의료진들은 공권력이 응급실 폭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전북 응급실 폭행 사태로 큰 상처를 입은 의료진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며 폭행 가해자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지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의료진에 대한 폭행은 비단 그 피해가 의료진뿐 아니라 치료를 위해 대기하는 환자 및 가족들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의료기관 폭행이 근절될 수 있도록 사법당국의 최선의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와 같이 의료 현장이 공권력 사각지대로 방치된다면 앞으로도 제2, 제3의 피해자가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는 점에서 경찰 등 관계 기관의 대오 각성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