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근절된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돼야”

“폭력 근절된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돼야”

기사승인 2018-07-04 15:56:41

지난 1일, 익산시에 위치한 A병원에서 진료 중인 응급의학과 의사를 폭행하고 살해협박을 일삼은 사건이 알려지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의료계가 공분하며 청와대 청원을 비롯해 진료현장에서의 폭력행위 근절을 위한 각계의 관심과 노력을 당부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4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법이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진료현장에서의 폭력사태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과 초동 대처의 부실함에 일련의 사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실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12조에 따르면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 구조 및 이송,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 및 기재, 의약품,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 12조에서도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이나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을 폭행·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두 법률 모두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응급실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에 대해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에서 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판결을 내렸고, 지난해 동두천에 위치한 중앙성모병원에서 야간 당직 중이었던 의사를 폭행한 가해자에게 검찰은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로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대집 의협회장은 “법이 없어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폭행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법이 있음에도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엄격하게 사안을 다루지 않거나 판결을 내리지 않아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응급실이나 진료실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특수한 장소다. 경찰과 검찰, 법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률에 규정된 대로 법을 엄중히 집행해야한다. 정부 또한 관련 내용과 법을 개시해 사전에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도 “익산 사건의 초동대처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경찰도 말했다”면서 검경의 각성을 촉구한 후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3주의 피해를 입은 의사를 위한 법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이사(인제대백병원 응급의학과장)는 학회 내 의사들의 분위기와 유사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3일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법당국과 보건당국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으로 채택한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응급의학회는 “응급의료는 공공의료의 최전선이며 공공의료의 최전선에서 이뤄지는 의료인에 대한 폭력은 공공의료의 안전망에 대한 도전이자 환자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행위로 응급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로 엄격하게 다뤄져야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사법당국의 엄중한 법집행과 함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의료기관에서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듯 ‘주취자 관리료’ 혹은 ‘안전 관리료’를 신설해 응급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폭행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요원의 확보와 배치,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가 이뤄져야한다는 주장도 더했다.

한편,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사건이 알려진 3일 오후 열이 심한 아이를 안고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응급실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에 발만 굴러야했을 환자보호자의 사례를 가정해 “의료인 폭행은 다른 환자의 생명에도 위해를 가하는 중범죄”라며 국민과 정부를 향해 호소했다.

더불어 의료인 폭행에 따른 비극은 누구도 예외일 수 없으며 강력한 처벌여론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반복되는 병원 내 폭력사태를 근절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형성에 정부와 사회가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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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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