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고 발언해 공분을 샀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이 지난 7일 새벽 향년 86세로 숨졌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제40대 치안총수 강 전 본부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 강남 한 종합병원에서 장례를 치른 뒤 이날 아침 발인이 진행됐다.

강 전 본부장은 1933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안동사범학교를 중퇴하고 군에 입대, 전쟁에 참전했다. 종전 후 경찰에 입문해 1986년 1월 제10대 치안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 열사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으로 사망한 사망한 사건을 두고 “책상은 ‘탁’ 치니 ‘억’하고 쓰려졌다”고 표현한 그의 발언은 1987년 6월 항쟁의 불씨가 됐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1987'을 통해 재조명됐다.

박 열사 부검과정에서 경찰의 회유와 은폐 정황이 드러나며 강 전 본부장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강 전 본부장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으나 1988년 3월 당시 서울 형사지방법원 손진권 부장판사는 강 전 본부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대법원은 1993년 강 전 본부장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내렸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