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캠프 내에서 왕…눈만 마주쳐도 좋았다”

“안희정, 캠프 내에서 왕…눈만 마주쳐도 좋았다”

기사승인 2018-07-09 14:43:34

자신의 전 정무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공판에서 “(안 전 지사는) 직원들에게는 희망이고, 왕·대장 같은 존재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9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에서는 안 전 지사의 세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 측 증인들이 나와 증언했다. 가장 먼저 증인대에 선 인물은 구모(29)씨로 피해자 김지은씨의 전 직장동료다. 그는 김씨가 고민을 자주 상담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구씨는 “피해자가 수행비서가 된 직후부터 힘들다는 얘기를 했다”며 “특히 지난해 11월 피해자가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을 탈퇴했을 때쯤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증언했다. 당시는 안 전 지사와 김씨가 러시아와 스위스 출장을 갔던 시점이다.

그는 “피해자가 감정의 배설처럼 ‘욕이 나오려 하고 계속 눈물이 나오려 한다’거나 수행비서를 그림자로 표현하며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구씨는 경선 캠프 내에서 안 전 지사 위상에 대해 “경선 캠프 직원들에게는 희망이고 왕이었다”며 “안 전 지사가 내 이름을 한 번 불러주면 종일 기분이 좋고, 눈 마주쳐주면 또 그게 좋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와 피해자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다면 절대 그것은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성격이 여린 피해자가 안 전 지사 뜻에 반하는 의사를 표현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구씨는 안 전 지사 부인이 김씨의 행실을 문제 삼기 위한 자료를 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김씨가 처음 방송에 출연해 피해 사실을 폭로한 지난 3월5~6일로 넘어가는 새벽, 평소 알고 지냈던 안 전 지사 큰아들로부터 ‘(김씨에 대한) 정보를 취합해야 하는데 좀 도와달라’고 메시지가 왔다”며 “이후 통화를 했는데 안 전 지사 부인이 피해자 평소 행실과 과거 연애사에 대해 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구씨를 포함해 증인 4명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다. 구씨 외 김씨 직장 동료 정모씨에 대한 신문이 공개된 뒤 나머지 2명의 증인에 대해서는 비공개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 추행한 혐의도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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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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