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해병대 마린온 헬기사고 유가족들이 20일 청와대 논평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사고 조사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유족 40여 명은 이날 오후 포항 해병대 1사단 면회실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유족들은 “청와대가 발표한 ‘마린온의 모체가 된 수리온 헬기의 성능은 세계 최고’라는 브리핑은 사고 조사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것”이라며 “특히 청와대의 첫 공식 입장인 이 발표에 유가족에 대한 애도의 표현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당황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방법과 절차, 언론공개 방법, 유족들에 대한 모니터링 등 모든 것이 정해져야 조사단 구성과 영결식 절차에 합의할 수 있다”며 “이번 희생이 정확한 조사와 문제 원인을 밝히는 계기가 되어 조국을 위한 충정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또 유족들은 조사위원회 위원들을 유가족이 추천하는 중립적 민간 전문가로 절반 이상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숨진 박모 상병의 작은아버지는 이날 ‘유족 전체의 뜻’이라며 기자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내 “유가족들의 강력한 항의로 국방기술품질원 인원은 빠졌지만 나머지 인원은 여전히 군이 지정한 인원들로 조사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키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수리온에 대해 감사원이 지적했던 결빙 문제는 완벽하게 개량됐다”며 “수리온의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