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다음 생이란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그렇다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생이 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만나는 세상이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로운 곳이면 좋겠습니다. 그 때는 만나는 그 순간부터 형이라고 할게요.”
유시민 작가는 26일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식에서 고인을 생각하며 작성한 편지를 울먹이며 읽었다. 그리고 스스로의 생각을 부정할 만큼 노 의원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모식이 열린 연세대학교 대강당을 가득 채운 1200여명의 추모객들은 유 작가와 함께 고인의 넋을 기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1000여명은 대강당 밖에 마련된 대형화면을 통해 추도식을 지켜보며 엄숙하면서도 숙연한 모습을 보였다.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을 하는 장면을 담은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동영상과 '님을 위한 행진곡' 노래를 시작으로 '진보정당 대표의원', '자유인·문화인·평화인'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앞에 선 노 의원의 지인들은 ‘인간 노회찬’을 기렸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 차별받는 사람들, 가지지 못한 자와 함께 눈물 흘리며 고통을 나눴던 인간 노회찬, 손해를 감수하고 오해를 당하면서도 초지일관 신념을 지켜온 정치인 노회찬과의 이별을 슬퍼했다.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영화배우 박중훈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노회찬 의원의 신념에 대해 어떤 이들은 동의하고 어떤 이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모두 한 마음으로 그의 영면을 기린 이유는 갖지 못한 자, 약한 자, 배우지 못한 자, 그의 말을 빌면 투명인간을 위해 한 평생을 바쳐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추모행렬이 이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추모 나흘째이자 발인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어진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노 의원에 대한 추모글이 적힌 노란색 포스트잇은 현수막을 넘어 빈소 앞 벽면까지 빼곡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약 2만8832명에 이르렀다. 이날도 방송인 김어준과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노 의원을 보내는 마지막날인 내일(27일) 오전 10시에는 국회에서 영결식이 열릴 예정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