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에서 최고기온이 40℃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휴대전화에는 연일 폭염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재난문자가 전해진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사고 소식도 간간히 들린다. 여러모로 힘든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간과하기 쉬운 건강문제가 있다. 바로 발 건강이다. 한의학에서 발은 오장육부의 기운을 모아놓은 곳으로 ‘신체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문제는 요즘 같은 더위 속에서도 발은 일상생활의 절반 이상을 양말과 스타킹, 신발 등에 싸여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발은 체중을 지탱하며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신체기관으로 땀이 나고 제대로 건조되기 어려운 부위다. 결국 신발 속 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장소인 ‘고온다습’한 환경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서수홍 교수는 “습한 발과 신발에서 악취가 난다면 이미 무좀균이 어느 정도 번식했다고 볼 수 있다”며 피부 각질층의 케라틴을 영양소로 무좀균이 번식할 위험을 경고했다.
무좀균은 평소에 피부 각질층에 머물다가 땀 등으로 인해 각질층이 불어나면 쉽게 번식하며 각질을 분해해 영양소를 얻는 과정에서 이소발레릭산이라는 악취를 동반한 물질을 생성해 발 냄새를 유발한다.
이에 서 교수는 “젖은 신발은 즉시 잘 말리고, 여러 켤레를 준비해 번갈아 신는 것이 여름철 무좀균의 번식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무좀은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면 곧 증상이 좋아지지만 완치된 것은 아니다. 원인균의 박멸을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좀은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뉘며 종류별로 치료방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발가락 사이가 벗겨지고 진물이 나오는 ‘지간형 무좀’은 항진균제를 사용해 치료해야한다. 무좀이 반복돼 피부가 두꺼워진 ‘각화형 무좀’은 항진균제 사용에 앞서 각질층을 얇게 만들기 위해 피부연화제가 쓰인다. 발바닥과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는 ‘수포형 무좀’은 물집이 터질 경우 세균감염이 쉽기 때문에 항생제와 항진균제를 같이 사용해 치료해야한다.
서 교수는 “치료 초기에 증상이 완화되면 완치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비슷한 서식 조건이 갖춰지면 즉시 재발하기 쉬우므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교수는 “무좀치료법이라며 행간에 알려진 민간요법에 의지할 경우 병을 더 키울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며 “섣부른 자가진단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민간요법으로 인해 화상 등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