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 댓글 공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포토라인에 섰다.
드루킹 댓글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 김 지사를 소환했다. 포토라인에 선 김 지사는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적 특검이 아닌 진실 특검이 되길 부탁한다”며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한 번도 본 적 없냐는 질문에 “전혀 본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을 사전에 알고 승인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수사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하고 댓글조작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또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 측은 김 지사가 댓글 조작 내용을 드루킹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는 지난달 드루킹이 특검팀에 제출한 USB(이동식저장장치)에서 발견됐다. 해당 USB 안에서는 ‘바둑이’라는 하위 폴더가 발견됐다. 바둑이는 드루킹 일당이 김 지사를 부른 별칭이다.
드루킹 일당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 추천 수를 올린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추천’을 눌러 순위를 올린 사실을 김 지사가 알고 있었거나 지시했다면 김 지사도 업무방해죄 혐의를 적용받게 된다.
김 지사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 의혹에 대해 “소설 같은 황당한 얘기”라고 일축한 상태다. 그는 파주에 위치한 느릅나무 출판사를 2~3차례 찾아간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당시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자동화 프로그램의 구동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는 것이 김 지사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또 드루킹으로부터 ‘선플 운동을 하겠다’는 말을 들은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심문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