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남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2억원 상당의 공천헌금을 상납했다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에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수수) 등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MB 집사’ 김 전 기획관의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3~4월 총선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김 전 의원으로부터 2억원을 받는 등 총 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월30일 작성된 자술서에서 김 전 기획관은 “김 전 의원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께 부탁해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게 해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이후 김 전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고 말했다.
또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008년 3~4월쯤 김 전 의원으로부터 청와대 앞 도로에서 5000만원씩 4번에 걸쳐 합계 2억원을 받아 대통령 재산을 관리하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며 “연무관이나 무궁화동산 근처에 와서 김 전 의원이 ‘저 왔어요’ 하면 연풍문 밖으로 나가 도로에서 기다렸다. 그러면 시간 맞춰 김 전 의원이 차를 타고 왔고 차를 서행하며 창문을 내린 다음 1만원권 5000장이 들어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을 받기 전후 이 전 대통령에게 ‘김 전 의원이 인사를 했다’고 말씀드렸고 이 사무국장과 함께 집무실에 찾아가 돈을 받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이 공들이고 있다’고 보고하자 이 전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며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안정권인 비례대표 7번을 받고 국회의원에 당선돼 4년간 의정활동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사를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뒤 이날 재판에 참석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