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승진은 아빠가 되는 것”…제약계 ‘출산’ 장려 광고 눈길

“최고의 승진은 아빠가 되는 것”…제약계 ‘출산’ 장려 광고 눈길

현 정부 주요 과제인 저출산 극복에 동참 통해 제약산업 지원 속내도

기사승인 2018-08-14 00:09:00

“대리가 됐을 때도, 과장이 됐을 때도 이렇게까지 어깨가 무겁진 않았다. 역시, 아빠가 되는 게 최고의 승진이기 때문일까”

우리나라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가 광고로 출산장려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동아제약은 피로회복제 박카스 새 TV 광고로 ‘최고의 승진’편을 선보였다. 육아하는 아빠를 소재로 육아와 사회적 목표를 병행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 아빠의 모습을 담았다.

광고는 밤거리를 배경으로 무표정의 남자 얼굴이 나오면서 시작돼 ‘대리가 됐을 때도, 과장이 됐을 때도 이렇게까지 어깨가 무겁진 않았다’라는 자막과 함께 남자 얼굴에서 전체화면으로 바뀐다.

알고 보니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아닌 저녁시간 놀이공원에서 두 아이와 함께 놀아주느라 지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광고는 “역시 아빠가 되는 게 최고의 승진이기 때문일까”라는 대사와 함께 놀이공원에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웃는 아빠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번 박카스 광고 최고의 승진 편은 일과 함께 육아하는 아빠들을 응원하고자 제작했다”며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라며 앞으로도 우리 주위의 일상 속 이야기들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박카스 광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동아제약은 지난 3월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소재로 육아에 전념하는 엄마를 응원하는 ‘엄마’편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회사측은 자신의 사회적 목표를 잠시 접어 두고 집안일과 육아에 전념하며 힘을 내는 이 시대 엄마의 모습을 담았고,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엄마들을 응원하고자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부 방송채널을 통해 ‘출산’을 주제로 한 공익광고를 진행했다.

광고에서는 “당신의 행복한 오늘, 내일의 더 큰 행복을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계신가요. 출산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보험입니다. 소중한 미래를 함께할 내 아이, 내 가족, 사랑하는 이들이 있기에 삶은 더 아름다워집니다 … ‘출산’은 미래의 희망이자 국가의 경쟁력입니다”라고 말한다.

다만 제약업계에서는 협회가 출산 장려 광고를 진행한 데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산업적 측면에서 저출산 극복에 제약계가 동참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의견과 협회로서 제약산업이 일조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일각에서는 현 정부 주요 과제인 저출산 극복에 동참해 제약산업을 지원해달라는 속내가 있는 것이 아니냐 해석도 있다. 

A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저출산 광고’는 뜬금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더욱이 해당 광고 제작업체 선정에도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차라리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나 제약바이오산업을 국민에게 알리는 광고가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저출산은 산업에도 영향이 크다. 때문에 현 정부의 주요 과제인 저출산 극복에 제약산업이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출산장려 광고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동아제약 광고의 경우 그동안 다양한 공익캠페인을 진행해온 탓인지 ‘셋째 소식 전해주신 모든 분들 기쁜 소식과 함께 힘내세요. 승진 축하드립니다’ 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많은 반면, 보다 적극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제약바이오협회의 광고에 대해서는 ‘애 만드는 거야 쉽지, 키우는 건 어떻게 할 건데’ ‘안 놓는 게 아니라 못 놓는 현실인데 뭐 자꾸 낳으라고’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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