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로그인] ‘롤-배그’ 체제 언제까지 이어지나…새 도전자는?

[게임 로그인] ‘롤-배그’ 체제 언제까지 이어지나…새 도전자는?

기사승인 2018-08-19 05:00:00

8년여 동안 정상을 지키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스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우며 배틀로얄 게임 바람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 두 타이틀이 장악하다시피 한 PC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주자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학생들과 리그 오브 레전드로 시간을 보내는 이들, 그 사이사이 음성 채팅을 통해 팀워크를 외치며 ‘오버워치’를 플레이 하는 모습까지 최근 PC방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미디어웹이 국내 PC방 게임 사용량을 집계해 제공하는 게임트릭스 순위에 따르면 17일 기준 1위 리그 오브 레전드와 2위 배틀그라운드의 점유율은 각각 27.23%, 24.16%다. 두 게임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 점유율 9%대로 3위인 오버워치 이하 게임들의 PC방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진지 점령전’으로 불리는 MOBA(멀티플레이어온라인배틀아레나) 장르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은 여럿이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으로 PC방에서 인기가 높다.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등 집에서 즐기는 비중이 높은 게임에 비해 이들의 PC방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플랫폼 ‘스팀’에서 일 최다 접속자 100만 이상으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8년이라는 기간 동안 인기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소수의 게임이 인기를 독식한다는 평가도 무리는 아니다.

약 2년 전 오버워치가 등장해 222주 동안 정상을 지킨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잠시 밀어냈고, 배틀그라운드가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33주 동안 1위를 지키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왕좌를 반납한 것을 제외하면 PC방 인기 게임 순위표에서 역동적인 변화를 찾기는 어렵다.

이전에는 1998년부터 10년 이상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독차지했다. MOBA라는 새로운 장르의 등장과 함께 왕좌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넘어갔고 이후 팀 기반 경쟁을 1인칭 슈팅 게임으로 풀어낸 오버워치, 배틀로얄 장르를 본격 도입한 배틀그라운드 등 참신한 게임성을 내세운 타이틀이 최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국내외 일부 게이머 커뮤니티에서는 이들 게임의 ‘참신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의 재미는 이미 입증됐지만 새로운 대안으로 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PC 게임 시장에는 얼마든지 새로운 게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올해 그 연출력과 소재 등으로 주목을 받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이 좋은 예다. 스팀 플랫폼 상점만 들여다 봐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게임이 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처럼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대세’ 게임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이에 일부 게이머들은 또 다른 MOBA 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나 ‘도타2’를 들춰보기도 하고 슈팅 게임 중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인서전시’ 등 오래된 작품을 꾸준히 즐기기도 한다. 3년차 슈팅 게임 ‘레인보우 식스: 시즈’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서비스 초반 부진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출시된 ‘몬스터 헌터: 월드’가 게임트릭스 순위표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 콘솔에서 특유의 게임성으로 누려온 인기를 반증하듯 단숨에 10위에 올랐지만 출시한 캡콤이 PC 온라인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서버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몬스터 헌터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희망은 남아있다. 스타크래프트부터 오버워치까지 자사 게임만을 취급해온 블리자드가 ‘배틀넷’ 플랫폼을 통해 다음달 5일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선보이고 오는 10월 12일에는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4’를 들여온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기존 ‘데스티니2’에 최신 ‘포세이큰’ 확장팩을 더한 타이틀로 고유의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PvE(협동)과 PvP(대전)이 혼합된 ‘갬빗’ 모드로 참신함을 더할 예정이다.

밀리터리 슈팅 인기 시리즈 최신작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4는 기존작들과 다르게 이번부터 싱글 모드를 제하고 멀티플레이에 집중해 대중적 인기를 노린다. 최근 해외에서 이틀 간 대전 모드 베타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특히 배틀로얄 모드인 ‘블랙아웃’까지 선보일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콜 오브 듀티의 오랜 숙적인 EA의 ‘배틀필드’ 시리즈도 정규 다섯 번 째 타이틀로 다양한 대규모 분대 전투 모드를 갖추고 돌아온다. 새로운 게임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국내 정식 PC방 서비스는 요원하지만 여전히 충분한 대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17일에는 에픽게임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최대 경쟁작으로 자리 잡은 ‘포트나이트’를 전국 8000여 PC방에서 최적화 테스트를 이달 진행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게임 모두 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가 처음 등장할 당시에 비하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시리즈 역사나 개발사의 역량 등을 감안할 때 게임성에 기대를 걸기 충분하고 새로운 게임 모드나 한글화부터 정식 PC방 서비스 등 경쟁력을 더하는 만큼 강력한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최근 배틀그라운드는 그간 지적돼 온 서버 안정성이나 최적화, 불법 핵 프로그램 사용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며 ‘픽스 펍지’ 캠페인 개시를 발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역시 꾸준한 업데이트와 밸런스 패치로 게임성 개선 행보를 이어왔다.

지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흥행작들은 이용자 불만이나 게임의 부족한 부분을 꾸준히 보완하지 않으면 앞으로 등장할 신작들의 거센 도전에 영광의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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