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PA간호사(수술실 간호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강원대병원 사태로 불법 PA간호사 문제가 불거지자 보건복지부가 무면허의료행위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간호사들은 보건당국의 대책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의 태도에 전국의 간호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PA 간호사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간호사회는 “PA 문제는 비단 강원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인력 부족 문제로 인해 불법 여부 논란 속에서도 수천 명이 넘는 PA간호사들이 이미 많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공의가 없는 병원 및 부서에서는 모든 전공의의 일을 PA 간호사가 다 대행하고 있어서 현실상 이들을 다 없앤다면 병원이 마비될 정도로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PA 간호사들은 유령 취급을 받으며 자신의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환자들이 위험해지지 않을지 매번 불안함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며 “다른 직역의 업무를 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저하되고, 역시 인력 부족 속에서 바쁘게 일하지만 병원의 은폐 속에 인정받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의료 인력의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간호사회는 “입원전담의 등 의사인력 부족에는 대책을 내지 않고 끊임없이 환자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려는 병원의 행태 속에서 PA간호사들은 환자를 방치하지 않기 위해서는 의사업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며 “이런 시스템 속에서 철저하게 을일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을 처벌하는 것은 꼬리 자르기식 해결과 다르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또 귀를 틀어막고 신고 운운하면서 시간만 가기를 바라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아울러 이들은 “말로만 환자안전 얘기하지 말고, 환자가 있는 병원현장을 바꾸어야 한다”며 “PA간호사에 대한 의사업무 강요에 대해서, 보건복지부의 근본 문제 파악, 병원과 연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지속적인 관리 감독, 재발방지를 요구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에게 대답하라”고 촉구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