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사탄, 거짓말쟁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 비서관이 “내가 그런 표현을 썼다”고 주장했다.
민 전 비서관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신부를 가리켜 사탄, 거짓말쟁이라고 한 것은 전씨 워딩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아니다. 확실히 기억은 없는데 막판에 내가 마지막 작업할 때 그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국민은 전씨가 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국민을 속인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민 전 비서관은 “저자가 직접 쓴 회고록이 얼마나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자 명예 훼손 혐의 피고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에는 “내가 피고가 될지 내가 고발당할지 알 수 없지만 그 부분은 (내가 쓴 것이) 분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회고록이 지난해 4월 출간됐는데 알츠하이머를 지난 2013년부터 앓기 시작했다면 어떻게 회고록을 쓴 거냐는 질문에는 “전씨가 퇴임하고 나서 회고록을 쓰겠다고 해 구술 녹취를 하는 등 지난 2000년부터 준비를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러다가 지난 2013년 (전씨가) 스스로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무렵에 저를 찾아가지고 이제부터는 초고가 됐으니까 민 전 비서관이 책임지고 맡아서 완성해라. 전적으로 일임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그 후로는 내가 전적으로 알아서 내가 맡아서 책임지고 원고를 완성했다. 퇴고 과정에서 전씨는 전혀 여기에 개입 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전씨는 지난해 4월3일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광주사태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했다. 또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전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에서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 심리로 사자 명예훼손 첫 재판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돌연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재판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