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교무부장 아버지의 쌍둥이 자녀가 나란히 전교 1등을 차지해 논란이 된 사건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민종 시교육청 감사관은 29일 “감사 결과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교무부장이 시험지를 유출한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정기고사 출제문제와 정답 등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녀가 속한 학년의 문제지와 정답지를 6회에 걸쳐 검토 및 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시교육청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에서 규정한 학교 내 교원 자녀 재학 시 자녀가 속한 학년의 정기고사 문항 출제 및 검토에서 관련 교원은 배제하도록 한 내용을 위반한 것이다. A씨는 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운 경우에는 단독으로 고사 서류를 검토 및 결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또 두 자매가 정답이 잘못돼 나중에 정정된 시험문제에서 수정되기 이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경우가 11차례 있다고 밝혔다. 정정하기 전 정답을 똑같이 적어냈다는 것은 시험지 유출 의혹의 핵심 근거 중 하나다.
또 이 학교 교장, 교감은 교무부장 자녀가 재학 중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교육청은 “관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평가 관리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교장, 교감, 교무부장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감사결과와 함께 정기고사 비리예방과 학생배정 개선대책도 내놨다. 시교육청은 내달 관내 모든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험지 보안 관리 현황을 전수조사키로 했다. 또 교직원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를 대상으로 학업성적관리 상황 집중 관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숙명여고 교무부장이 시험지를 유출해 쌍둥이 자녀가 성적이 급상승했다는 의혹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시교육청은 이에 지난 13일 특별장학을 실시하고 정식 감사로 전환, 집중조사를 벌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