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세계사격선수권]부부젤라만 반입 금지 품목에서 ‘쏙’ 빠진 이유는?

[창원세계사격선수권]부부젤라만 반입 금지 품목에서 ‘쏙’ 빠진 이유는?

기사승인 2018-09-06 16:38:27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반입 금지 물품인 ‘부부젤라’ 응원 논란과 관련,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를 반입 금지 물품에서 삭제했다.

‘경기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가 아니면 괜찮다’는 취지여서 ‘이현령 비현령’ 식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부부젤라가 논란이 된 건 지난 3일 오후 12시15분께 남자 시니어 10m 공기소총 경기가 진행되는 결선경기장의 응원석에서 ‘부~부’ 하는 소리와 함께 이 악기가 등장하면서다.

부부젤라 응원은 지난 4일 오후 1시15분께 열린 여자 시니어 10m 공기권총 결선경기장에서도 다시 목격되기도 했다.

부부젤라는 긴 나팔 모양의 플라스틱 악기로, 입으로 불면 ‘부~부~’ 하는 소리가 난다.

부는 세기에 따라 큰 소리가 나 소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악기가 이런 이유로 사격대회에 반입이 금지된 물품 중의 하나라는 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부부젤라는 폭발성 물질‧총탄류‧가연성 물질 등과 함께 꽹과리‧징‧확성기에 이어 반입 금지 물품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6일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홈페이지에서는 ‘부부젤라’만 반입 금지 물품에서 빠져 있다.

대회 운영을 맡고 있는 조직위원회가 부부젤라를 반입 금지 물품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 운영을 총괄하는 국제사격연맹의 경기 총책임자(TD)에게 문의한 결과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 괜찮다’고 해서 부부젤라를 반입 금지 물품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처는 부부젤라가 소음 외에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흉기가 아닌 악기일지라도 반입 금지 물품에 등록된 만큼 물품 반입 보안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후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치러진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경기에서도 특정 국가 선수가 총을 쏜 이후 부부젤라 소리가 응원석에서 연이어 나왔다.



조직위 측은 다른 국가 선수들이 크게 지장을 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총을 쏘지 않은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달갑지 만은 않는 장면이었다.

응원석에 앉아 이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부부젤라 응원을 두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시민 정모(35)씨는 “대회 주최 측의 이런 논리라면 이번 대회가 특히 사격대회인 점을 감안한다면 누군가가 반입 금지 물품인 총기를 가지고 왔지만 쏘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식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또 “비단 부부젤라에만 국한해서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국제규모로 치러지는 대회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운영으로 비난을 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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