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공무원 노조 “부끄럽다. 자성‧각성‧반성하라”
박종훈 교육감 “크게 반성 중, 도민 지적 겸허히 수용”
경남도교육감을 뽑는 지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거 출구조사 때 도교육청 간부 공무원들이 유력 후보 사무실에 방문해 축하한 후 최근 인사에서 요직에 배치되면서 논란이다.
위법 여부를 떠나 공직사회 내부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6월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진행된 시점에 당시 경남도교육감 유력 후보(현 박종훈 교육감) 사무실에 도교육청 간부 공무원들 일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박종훈 후보의 출구조사 결과 재선이 유력하자 박 후보와 함께 일부 간부공무원들이 만세하고 환호하는 장면이 현장에 취재 나온 방송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이 당시에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여부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출구조사 발표 때 일부 공무원들이 박종훈 후보 사무실 현장에 있었던 것은 파악했지만, 공식적인 선거 운동 기간이 끝난 후여서 위법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도교육청이 단행한 인사에서 이를 두고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당시 박종훈 후보 사무실에 있었던 간부 공무원들이 일부는 승진하는 등 도내 요직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이들 중 3명은 지원청교육장‧교장 전보 인사, 1명은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했다.
이에 경남도교육청 공무원 노동조합은 지난 8일 “간부 공무원들 부끄럽다. 자성‧각성‧반성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비판했다.
공무원 노조는 “청렴문화 확산과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전체 공무원들이 동참하고 있는 요즘 선거 이후 터져 나오는 원성들로 경남교육청 공직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개표방송은 도민들이 관심을 갖고 시청한다. 그런데 개표 방송까지 출연하면서 만세를 불렀던 간부 공무원들이 경남교육청 요직에 배치되는 것을 보고 많은 공무원들이 자괴감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교육청의 기구와 조직이 당선자의 전리품처럼 운영되면서 하위직 공무원의 자리가 줄거나, 논공행상이 지나쳐 직업공무원에게 위협적이고 승진기회까지 박탈되는 불합리를 빚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간부 공무원들은 이번 일에 대해 자성하고 각성하며 반성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승진 인사는 시기상 겹쳤을 뿐 선거와는 하등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한 공무원은 만 3년 근무기간을 채웠기에 시기상 승진한 것 일뿐 선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또 지원청교육장과 학교장은 같은 급수로 전보 인사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0일 오전 회의에서 “크게 반성하는 중이다. 도민들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열심히 일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