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구 재사용 위한 '소독·멸균' 전문가 구축 필요하다

의료기구 재사용 위한 '소독·멸균' 전문가 구축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8-09-14 14:34:50

수술부위 감염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는 일차적 예방법은 ‘의료기구의 소독과 멸균’이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수가 등의 문제로 재사용 의료기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위 김승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14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쿠키건강TV와 함께 ‘의료기구 멸균 실태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환자안전·감염관리를 위한 재사용 의료기구 관리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수술기구 세척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 인력을 구축하고 수술실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중구 대한외과감염학회장은 ‘수술실 감염의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5개 병원 조사 결과, 병원 내 감염은 총 2345건이 발생했고 그중 수술부위 감염이 38%(882건)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수술부위 감염은 미국에서만 연간 15~30만명이 발생하고 있고, 전체 사망원인의 3~5%를 차지한다.

강 회장은 “수술부위 감염은 재원기간과 의료비를 증가시킨다. 환자의 경우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감염 방지를 위한 지침으로는 수술 예방적 항생제, 체온조절, 제모 등이 있는데 특히 적절한 수술실 환경조성, 의료기구의 철저한 소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세척 및 멸균을 위한 장비들이 모두 고가이고 기구와 멸균 방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또 진료과 마다 특성 차이가 너무 커지고 있다”며 “따라서 (세척 및 멸균에 대한) 전문화된 인력이 필요하다. 수술감염 감시를 위한 외과전문 인력이 감염관리실에 필요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수술실 환경 개선과 환자 안전을 위해 ‘수술실 안전관리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여기구에 대한 관리 방안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대여기구란 응급 또는 계획된 수술절차를 위해 판매자에게 대여한 기구다. 기구 공급업자나 다른 의료기관과의 대여 계약에 의해 의료기관이 소유하지 않고 빌려온 의료기구를 의미한다.

강 회장은 “대여기구 관리정책이 부재한 실정이다. 기구의 세척, 소독, 멸균 지침만 존재하고 의무화된 업체의 기구 관리 프로그램이나 대여기구 관리 통제 시스템은 없다”며 “병원 수술실 내 관리 지침도 없다. 제대로 된 세척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국가정책으로 대여기구 관리 컨트롤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병원에서 어떤 환자가 사용했는지 추척관리 시스템과 세척멸균을 위한 시간 확보, 검수를 할 수 있도록 수술기구의 목록확보, 세척 멸균의 제조사 지침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인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 기획이사는 ‘사용된 의료기구 재처리의 중앙화’를 주장했다. 사용 후 반납, 오염제거, 준비·포장 및 멸균, 보관·공급, 재사용 등 재처리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중앙공급부서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술부위 감염 예방을 위한 국제 지침에 따르면 모든 재처리할 기구는 환자를 시술하는 구역이 아닌 오염제거를 위한 구역이 별도로 마련된 중앙공급실에서 재처리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복지부가 의료관련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의료기기 멸균 후 결과 확인을 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35.3%였다. 2013년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병원의 물품 혹은 자원 부족, 인력 부족 등을 올바른 멸균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 160개 의료기관 중앙공급실 운영 현황조사 결과, 중앙공급실에서 수술기구 멸균 업무를 전 과정 시행한 의료기관은 33.1%에 불과했다. 일부만 시행하는 기관은 40.6%였다.

김 이사는 “의료기구나 물품의 올바른 소독과 멸균은 감염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사항이다”라며 “의료기구 재처리 업무의 탈 중앙화 현상을 개선하려는 단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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