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제공 재조사…처방 대가 접대비 확인

5개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제공 재조사…처방 대가 접대비 확인

감사원, 상품권·식대·임대비지원 등 접대비는 처방 대가 판단

기사승인 2018-09-30 00:05:00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미흡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나 해당 제약사들에 대한 불법 리베이트 재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감사원이 서울지방국세청 기관감사를 진행한 결과 리베이트 성격의 지출에 대한 접대비 인정 등이 부적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대상 법인이 계상한 비용 중 손금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은 손금부인하고 해당 부인액이 사외로 유출된 경우에는 그 귀속자에 따라 소득처분을 하고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에 관한 범죄를 수사하고 약사법을 위반한 제약회사에 대해 의약품 판매 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

이번 감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및 조사4국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종결한 제약회사에 대한 법인통합조사 4건(조사2국, 조사4국이 실시한 제약회사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적출금액 100억원 이상인 세무조사 건 중 2건씩 선정해 점검)을 대상으로 서울지방국세청이 접대비로 본 비용 중 약사법상 허용되지 않는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접대비(상품권 지급, 접대성 경비지출 등)에 대한 소득처분 등이 적정했는지 등을 점검했다.

점검결과, 서울지방국세청은 A사(조사대상 연도: 2009~2013년)이 148억5600만원의 상품권을 구입해 약사 등에게 지급했고, B주식회사(조사대상 연도: 2011~2014년)는 의료장비를 임차해 거래처인 병원 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함으로써 36억4600만원의 이익을 제공했으며, 주식회사 C(조사대상 연도: 2011~2014년) 및 D주식회사(조사대상 연도: 2012~2014년)는 제품설명회 등을 개최하지 않고 약사 등에게 식대 등으로 189억7800만 원을 대납한 사실을 확인하고 위 제약회사들의 위 비용 합계 374억8000만원 모두를 접대비로 보았다. 

또 위 제약회사들이 법인세법상 인정되는 접대비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위 접대비를 모두 손금부인하는 한편, 관련 규정에 따라 기타사외유출로 소득처분했다.

감사원이 접대비로 본 비용에 대한 리베이트 성격 해당 여부 재검토 결과, 약사법 위반 관련 판례 등으로 볼 때 위 관서가 세무조사 시 접대비로 본 위 374억8000만원(상품권 148억5600만원, 의료장비 무상 또는 저가 임대비용 36억4600만원, 식대 등 대납분 189억7800만원) 가운데 상품권 103억9400만원(44억6200만원은 도매상에 지급된 사실 확인으로 제외)과 의료장비 무상 또는 저가 임대비용 36억4600만원은 세무조사 내용만으로도 약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으로 볼 여지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감사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된 식대 등 접대성 경비 지출 189억7800만원에 대해 약사법이 허용하는 비용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학술대회·임상시험·제품설명회 시 지원경비 등과의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했으나 이 중 127억4700만원은 서류 등을 제출하지 못하는 등 약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으로 의심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감사원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제약회사가 약사법상 허용되지 않는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을 의·약사에게 제공(지출)한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이를 접대비로 보아 기타사외유출로 소득 처분할 것이 아니라 대법원 판결취지와 같이 그 자체로 손금부인하고, 그 귀속자에 따라 기타소득으로 소득 처분함으로써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을 제공받은 의·약사에게 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국세청은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으로 의심되는 267억8700만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법인의 통상적인 비용인 영업활동을 위한 접대비로 보아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만 손금불산입하고 기타사외유출로 소득 처분하는데 그침으로써 위 이익의 귀속자인 의·약사 등에 대한 소득세 부과에는 이르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지방국세청은 2015년 11월 병원 대표자 E씨에 대해 개인통합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도 불법 리베이트를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F제약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E씨에게 8억1000만원(2011년 9000만원, 2012년 2억1200만원, 2013년 2억2200만원, 2014년 2억8600만원) 상당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거래금액의 25~40%인 2억3200만원(2011년 6400만원, 2013년 6000만원, 2014년 7000만원)을 비용할인 등의 방법으로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위 4개 제약회사와 F제약사의 사례가 약사법에서 금지한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을 의·약사에게 제공한 행위로 볼 수 있고, 개인사업자인 E씨의 사례는 리베이트 성격의 이익을 수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추가적인 수사, 증거수집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정한 후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 대상인지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은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향후 세무조사 과정에서 약사법에 위반되는 비용을 확인했을 경우 법인세법에 따라 손금부인하고 귀속자에 따라 소득처분을 달리하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사결과에 대해 향후 사실관계를 파악해 약사법 위반 혐의가 확정될 경우 위반 업체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송치 및 의약품 판매업무 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고,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약가 인하 등)을 의뢰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5개 제약사와 개인사업자 E씨가 의·약사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수수한 혐의가 있다며 수사 후 적절한 조치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고, 서울지방국세청장에게는 향후 제약사에 대한 세무조사 시 불법 리베이트 제공한 사실을 확인한 경우에 법인세법에 따라 손금부인하고, 그 귀속자에게는 기타소득으로 소득처분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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