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엔 없는 '필수의약품'이 46.3%?

국내엔 없는 '필수의약품'이 46.3%?

기사승인 2018-10-10 10:08:24

국가필수의약품 관리문제가 2018년 국정감사에서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필수의약품으로 지정은 됐지만 정작 절반가량은 제대로 생산이나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공공제약사 설립 등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가필수의약품 315개 품목(2018년 5월 29일 기준)의 국내 생산-수입실적을 제출받아 분석 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국가필수의약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가필수의약품 중 국내 생산 및 수입실적이 전무하거나 의약품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 등이 전체 46.3%인 146개 품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68개 품목(21.6%)은 아예 국내에서 의약품으로 허가조차 받지 못했다. 

이들의 대부분은 채산성(수익성) 문제로 제약업계에서 의약품을 생산·수입할 의지가 없거나,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임상자료를 만들 수 없는 품목이다. 심지어 이중에는 세계 각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에볼라 치료제 ‘파비피라비르 정제’도 포함돼 있다.

수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문제다. 현재 국가필수의약품 중 20.3%인 64개 품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56개 품목은 해당 품목의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이 전부 수입제품이다.

또 8개 품목은 국산의약품과 수입의약품이 모두 허가를 받았지만 최근 5년간 국내 생산량이 전무해 사실상 전량 수입을 하고 있다. 그 외에 14개 국가필수의약품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생산·수입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국가필수의약품을 수입에 의존하면 약가 등의 이유로 공급불안정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 실제 최근에는 게르베코리아가 약가인상을 요구하면서 ‘리피오돌’의 공급 중단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동근 의원은 “국가필수의약품의 수급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이 많아 ‘제2의 리피오돌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어 (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의약품 수급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차원에서 최근 5년간 생산-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국가필수의약품의 수급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수급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채산성 문제 등으로 생산·수입이 전무한 품목을 직접 생산하는 등 안정적 필수의약품 수급정책을 전담할 공공제약 컨트롤 타워 설립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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