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학생의 안전이나 인권을 도외시한 간호대학 내 실습교육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일부 학교에서 제비뽑기로 학생에게 환자역할을 맡기고, 학생은 수건만 덮인 채 다른 학우들 앞에서 모르모트가 됐던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학생들은 실습대에 올라 친구들 혹은 교수에게 관장을 당하고, 위관이나 도뇨관(소변관) 등을 삽입하는 실험체가 됐다. 이에 대한간호협회와 17개 시도간호사회, 10개 산하단체가 인권 침해적이고 학생의 안전이 무시된 실습교육 근절을 약속하고 나섰다.

간호계는 10일 간호대 학생들의 교내 간호실습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신체를 직접 대상으로 한 실습이 이뤄진 것에 대해 “간호계의 성찰과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간호대학 교내실습은 병원현장실습 전에 습득해야할 핵심기본 간호술을 익히고, 예비간호사로서의 기본자질을 갖추는 과정으로 문제가 된 관장이나 도뇨관 삽입, 위관 삽입 등은 일반적으로 간호인체모형 등을 이용해 교육이 이뤄져야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실제 간호계는 시설이나 인력, 이를 관리할 제도나 지침이 부족해 교내 간호실습교육의 수준 관리가 안 됐던 점을 원인으로 보고 ▶간호대학 교육평가에 학생인권 침해여부 등 기준 마련 ▶양질의 간호실습교육을 위한 교원 및 시설기준 관련 법·제도 개선촉구 2가지를 약속했다.

이와 관련 간호협회는 “학생의 안전과 인권에 위험성이 높은 술기에 대해서는 학생을 통한 실습교육을 반드시 근절해나가겠다”며 “간호교육인증평가 기준에 학생인권 침해와 관련된 지표를 추가해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간호사는 의료법상 의료인임에도 불구하고 간호학과는 자연과학계열로 분류돼 의약계열 학생 8명당 교원 1명인 교원비율과 달리 학생 20명당 교원 1명에 불과하다”며 “충분한 간호실습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의학계열로의 분류나 간호계열 독립 등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