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로 비리 혐의가 적발된 1878개 유치원 명단이 공개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3년∼2017년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공립유치원 비리는 61곳에 불과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사립유치원들이 유치원 교비로 개인 차량 유류비를 지출하거나 옷을 구입하는 등의 행태가 담겨 있다.
경기도의 A유치원은 유치원 체크카드로 명품 가방을 사고 노래방, 백화점 등에서 1000여건 5000여만원어치의 부적절한 지출을 했다. 이곳 원장은 유치원 교육비 계좌에서 큰아들의 대학교 입학금과 수업료, 둘째 아들의 연기아카데미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B유치원은 유치원 회계에서 적립이 허용되지 않는 교직원 복지 적립금 명목으로 설립자 개인계좌에 1억1800여만원을 부당하게 적립하다 적발됐다. 이 유치원은 정확한 산출근거 없이 원아 급식비를 7만원 정액으로 징수해 시정통보를 받은 바 있다.
또 서울의 C유치원은 단순 정기적금으론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데도 설립자 명의로 총 43회에 걸쳐 6000여만원의 만기환급형 보험에 가입해 적발됐다.
인천의 D유치원은 지난 2014년∼2016년 한 교육업체와 손을 잡고 실제공급 가격보다 높이 대금을 지급한 후 그 차액을 차명계좌로 돌려받는 방법으로 총 10회에 걸쳐 1300여만원을 편취해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 의원은 “비위 적발 사례를 보면 유치원 교비로 원장이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ㆍ숙박업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며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용품을 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시설에 헌금하고 유치원 연합회에 수 천만원을 회비로 내고 원장 개인 차량의 기름값과 차량 수리비, 자동차세, 아파트 관리비까지 낸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학부모 교육 선택권 보장과 국민 알권리 보장을 위해 유치원 실명을 공개했다”며 “이는 단지 전국 유치원 40%만 감사한 데 다른 결과”라고 말했다. 사립 유치원 정기 감사를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박 의원은 앞으로 각 시도교육청에서 자료를 추가 확보해 계속해서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