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택배기사 폭행 논란' 가해자는 친동생…"욱하는 마음에"

'동료 택배기사 폭행 논란' 가해자는 친동생…"욱하는 마음에"

기사승인 2018-10-19 11:31:11

택배기사가 지적장애를 가진 동료 기사를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 상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 기사 폭행 널리 퍼트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게재됐다. 2분27초 분량의 이 영상은 커뮤니티 회원이 직접 찍은 것으로, 장소는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 인근이다. 

영상에는 택배 유니폼을 입은 두 남성이 짐을 옮겨 싣는 도중 남성 한 명이 동료 남성의 뺨을 수 차례 때리며 발로 배를 차는 등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폭행을 휘두르던 남성은 동료를 화물칸에 밀어 넣고 문을 잠그기도 했다. 남성이 화물칸에 들어간 뒤 화물차는 심하게 흔들린 것으로 보아 화물칸에서도 폭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고를 받은 서울 마포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와 정황을 모두 확보했고, 피의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해당 사건이 확산되자 폭행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은 ’공덕오거리 폭력 택배기사입니다‘라는 글을 커뮤니티에 게시,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작성자는 “피해자는 장애를 가진 친형”이라면서 “형이 일을 알려주는 대로 제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나 욱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릴 적 뇌병변으로 언어장애와 지적 장애를 가진 어머니, 환각과 환청 장애를 갖고 있는 형과 3명이 살고 있다. 형의 약 값을 위해서,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며 “장애를 가진 형을 혼자 집에 두면 휴지를 모아 불을 지핀다든가 등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어서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형이 안타깝고 측은하지만 평소 엘리베이터 여성분을 보고 혼잣말을 하고 웃거나 길거리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서 피우는 행동을 보면 가끔 너무 화가 난다.”면서 “이날 몇 번을 말해도 (택배작업을) 알려 주는 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나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 줘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그랬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아서 더욱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택배 회사 관계자는 이번 폭행 논란에 대해 “(해당 직원과) 직접 계약을 맺은 건 대리점이라서, 하도급 관계에 있어서 직접 택배기사를 관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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