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된 산봉우리와 물안개 핀 가을정원-
가을이 깊어간다. 설악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울긋불긋 물들이며 남하 중인 단풍과 함께 일교차가 큰 요즘 또 다른 장관이 우리를 유혹한다. 이른 아침 높고 낮은 산봉우리를 다도해로 바꿔놓는 구름바다, 운해다.
습도가 높고 일교차가 심한 날, 전국의 고산준령을 통과하는 고갯길을 넘다보면 산봉우리를 유영하는 춤추는 구름바다가 혹은 바람 한 점 없는 날은 고요한 아침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동시에 산 아래 물가나 계곡에서는 춤추듯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빛내림, 꽃잎 위에 보석처럼 내려앉은 서리가 길 떠난 이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날은 몸이 두 개라면 더 없이 좋으련만…
망설이지말고 일기예보에 습도, 기온차, 맑은 날의 삼박자가 맞는 날이면 쉰 새벽 자동차에 히터를 켜고 두둠한 외투에 따뜻한 커피와 함께 좋은 사람과 길을 나서보자.
대자연이 그려내는 변화무쌍한 한국화가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