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혼한 아내를 살해한 피의자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5일 김모(49)씨가 전처 이모(47·여)씨의 차량 뒤 범퍼 안쪽에 몰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달아 동선을 파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에 대해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도 수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범행 당시 가발을 쓰고 이씨에게 접근했다. 김씨는 경찰에 “이씨가 알아볼까 봐 가발을 쓰고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사건 이전부터 이씨 동선을 파악했고 가발과 흉기를 미리 챙긴 점을 미뤄볼 때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해왔음을 알 수 있다.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4시45분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발생 17시간 뒤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서 김시를 검거했다. 체포 당시 김씨는 수면세 2,3정과 함께 음주를 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이씨를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김씨 변호인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며 “(김씨가) 많이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자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글쓴이가 “주범인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고 이혼 뒤에도 4년여 동안 살해협박과 주변가족에 대한 위해 시도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다. 엄마는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고 보호시설 포함 다섯 번 숙소를 옮겼지만 결국 (아빠의)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빠는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나올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다”며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달라”고 호소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