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한유총'에 필요한 것

[친절한 쿡기자] '한유총'에 필요한 것

'한유총'에 필요한 것

기사승인 2018-10-26 01:00:00

“정부 발표가 너무 충격적이다.” “사립유치원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25일 정부가 발표한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두고 한 말입니다. 한유총은 이날 교육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너무 충격적인 정부 조치에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방안은 사립유치원의 땅과 건물을 본인 사유재산으로 일구고, 수십 년 간 유아교육에 헌신해왔던 설립자·원장들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한유총이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당정이 마련한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협의회를 갖고 2020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조기 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같은 해까지 모든 유치원에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도입하고, 누리과정(3~5세 무상교육)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해 목적 외 사용 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도 사립유치원 법인화 추진과 함께 설립자 결격사유 신설, 원장 자격 인정기준 강화 등 철저한 유치원 관리에 들어갑니다. 집단휴원 움직임에 대해서도 엄정대처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지원금으로 명품과 성인용품을 구매하는 등 비리의 온상으로 떠 오른 사립유치원. 열흘 전만 해도 공식 사과에 나서던 한유총은 이후 집단 휴원·폐업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적반하장 식 대응을 보여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한유총 입장처럼 사유재산으로 교육 현장을 일구고 유아 교육에 헌신해온 설립자와 원장들,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번 비위유치원 적발 1146곳 중 95% 즉, 1085곳이 사립유치원인 상황에서 원장들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밥그릇 지키기’식의 조직 이기주의가 아니라 유치원 업계 전반적 쇄신 아닐까요. 한유총이 말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유아교육’ ‘개인사업자인 사립유치원의 지속가능성 확립’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는 건 한유총이 아니라 그들이 일부라고 주장하는 비위 유치원을 보는 국민일 겁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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