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가 한창으로 다양한 이슈 중에 작년 농사용 전기 사용량 1위 고객의 사용량이 4인 가족 기준 약 4000가구, 상위 10개 고객의 사용량은 약 2만5000가구의 1년간 사용량과 비슷하다는 보도를 접했다. 농업부문의 생산구조가 기업농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업부문과 관련한 전력소비량의 특이점으로 들 수 있는 사례를 더 들자면 우리나라의 최근 전력수요 증가율이 연 1%대에 머물러 있으나 최근 10년간 농사용 전력 소비 증가율은 7.7%로 전체 평균의 2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의 주된 요인으로 농사용 전력의 낮은 전기요금을 들 수 있는데 ’13년도 기준으로 농사용 전력의 원가보상율은 40%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는 100원을 들여 생산한 후 40원 미만에 판매하고 있다는 의미로 산지의 배춧값 보다 김치값이 더 저렴하다는 말과 같다.
주목할 점은 지난 10년 동안 영세한 농사용 고객의 사용량은 연평균 5% 증가한 반면 대규모 기업농의 전력수요는 연평균 20%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석유 등 1차 에너지원에 비해 효율이 약 50% 수준에 불과한 전기를 농사용 난방원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증가하여 수천억원의 국가재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사용 전력을 운영하고 요금을 낮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농수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고 영세한 농어민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인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나, 농사용 전력의 요금인상이 지속적으로 억제되면서 석유 수요가 전기로 대체되는 에너지 소비구조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한편, 대규모 기업농에게 요금혜택이 집중되고 있어 수요억제 및 효율향상을 통한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요관리 가능을 강화하고 고효율기기 사용을 장려하는 등의 방법으로 저탄소·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농업부문에서도 고효율기기로의 전환 등 에너지소비정책 개선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한국전력공사 경남지역본부 박우정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