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는 모바일 결제 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서는 사행성 논란과 선을 긋고 물러서지 않았다.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대표에게는 게임 확률형 아이템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엔씨소프트가 출시해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M’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한 질의에서 “모바일은 (결제) 한도가 없다”며 청소년의 게임 과잉 지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 성인 50만원, 청소년 7만원 한도 규정이 있지만 모바일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대표는 “청소년 보호 문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돼야 한다”며 “모바일에서도 (결제 한도) 검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공정위에서 청소년이 부모 동의 없이 결제했을 경우 환불하도록 하고 있고 분쟁이 됐을 경우 게임사에서 환불 해줘야 한다”며 “청소년 보호 방안 연구 용역 결과가 11월 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관계자 전반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김 대표는 “애플, 구글 등 앱스토어는 고객 정보라며 서비스 업자에 정보를 주지 않는 경우가 있어 청소년 보호 장치는 일개 회사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모여서 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사행성 문제가 쟁점이 됐다.
손 의원은 리니지M을 언급하며 “부분적으로 확률형 게임에 사행성 있는 것을 인정하나”고 질의했고 김 대표는 “리니지는 요행으로 금품을 취득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은 게임을 위한 아이템을 산다”고 답했다.
사행성 문제에 대해 김 대표가 물러서지 않자 손 의원은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도박용 슬롯머신과 타사 게임 상품 구매 화면을 비교하며 ‘배팅’ 금액과 ‘잭팟’ 연출의 구성 유사성을 강조하고 유럽 국가에서 진행 중인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관련 논의를 들어 “도박 포럼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도박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손 의원은 과거 김 대표가 출연한 엔씨소프트 광고에서 게임 ‘쿠폰’을 선물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영락없는 ‘개평’이다. 노름판에서 돈 받는 것”이라고도 다그쳤다.
이에 김 대표는 “게임 내에서는 사행성을 유도하고 있지 않다”며 “확률형 게임은 아이템을 가장 공정하게 사용자에게 나눠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설명은 부분 유료화 수익 모델의 일부로써의 확률형 아이템의 의의다. 사용자가 지불한 금액에 따라 게임 내에서의 이익이 정해지는 확정형 아이템에 비해 일정 확률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확률형 아이템이 공정할 수 있다는 업계의 논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사행성의 법적인 용어 의미 차이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게임 산업 주무부처 상임위인 문체위에서 ‘게임 질병’ 논리가 나올 때마다 함께 거론되는 도박 관련 용어를 들어 비교한 점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