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이 떠난 일본 여행의 마지막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본 문학의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발자취였다. 두 거장에 대한 소소하면서도 알찬 정보가 가득한 노마드들의 수다는 ‘로드토크’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힐링 토크 버라이어티’의 재미를 가득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말 그대로 의미, 재미, 정보의 삼박자를 제대로 보여준 것.
더불어 일본 여행에 이어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 네 남자와 풋풋함이 가득한 객원 노마드 강홍석, 표예진과 떠나는 순천과 여수 여행기가 예고되면서 이들이 들려줄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리얼 토크 버라이어티 ‘토크 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은 객원노마드 류현경과 하루키 전문가 조승원 기자, 그리고 ‘작품 속을 찾아다니며 아낌없이 이야기하는 사람들’ 네 명의 노마드 김구라-이동진-정철-남창희가 함께 하는 일본 여행기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졌다.
김구라와 정철, 이동진, 남창희, 류현경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길을 걸으며 각자만의 ‘신들의 세계’에 빠져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길톡에서 남창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팬인데 그중에서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일 좋아한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진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 대해 “일본 애니메이션의 가장 유명한 감독일 뿐 아니라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애니메이션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은 이동진은 “결국은 10살짜리 아이의 성장을 담은 성장영화”라고 정의했다.
이동진은 미야자기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대해 “일본 애니메이션이 왜 강한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색 중에 하나가 변신에 모티브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로봇뿐 아니라 남녀의 성별이 바뀐다든지 소녀가 요술공주가 된다든지 변신의 모티브가 굉장히 많다. 이런 것들이 현대 사회의 격변하는 부분과 굉장히 잘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창희는 “배우들은 급격하게 체중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면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감탄했다. 류현경은 “제가 ‘20세기 소년소녀’를 촬영을 할 때 15kg를 찌웠다. 계속 먹었다”며 연기를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의지에 대해 털어놓았다.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이동진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오늘을 만들어준 영화 ‘죠스’를 제작할 당시 열악했던 환경을 언급하며 “촬영장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계획된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때 스필버그가 생각한 것이 ‘시점 쇼트’였다. 카메라가 상어라고 가정을 하고 수중촬영을 하면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이다. 막상 영화를 보면 식인상어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 불러온 큰 성공에 대해 언급했다.
이후 이들은 일본의 대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 장소를 찾아갔다. 하루키의 작품 ‘1Q84'의 비상계단 배경이 된 장소를 둘러본 노마드들은 이어 그의 대표작인 ‘상실의 시대’에 등장하는 재즈바를 찾아갔다.
무라카미 하루키 팬들의 성지로 알려진 재즈 바에서는 김구라가 야심 차게 섭외한 ‘하루키 전문’가 조승원 기자가 노마드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키 마니아와 만난 노마드들은 그의 작품과 작가에 대한 토크를 나누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렬한 팬임을 고백한 조승원 기자는 “하루키는 지난 반세기 동안 출연한 동양권 작가 중 가장 성공한 작가이자 가장 책을 많이 판 작가”라고 평하며 “문학 평론가 세계에서 문학적인 성취도는 왈가왈부할 수 있겠지만 대중의 선택이 기준일 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동양권 작가”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말을 하는 이유에 대해 조승원 기자는 “하루키 작품이 50여 개국에 번역돼 있잖느냐. 그런 작가가 동양권에 누가 있었겠느냐”며 “진짜 옛날에 놀랐던 것이 폴란드의 소도시에 방문했었는데 하루키 책을 팔고 있었다. 어디에 파냐면 무려 자판기였다. 하루키 책만 파는 자판기였다”고 털어놓았다.
노마드들은 하루키가 즐겨 마셨다는 진 토닉과 안주를 먹으며 그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류현경은 “저는 하루키의 소설도 좋아하지만 에세이를 되게 좋아한다. 어떤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나는 이른 사람이야’하는 이런 문체가 아니라 너와 다른 것이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정철은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하루키의 문체에 대해 언급했다.
조승원 기자는 하루키의 대표작인 ‘노르웨이의 숲’이 우리나라에서는 ‘상실의 시대’로 알려진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며 정보가 쌓여가는 재미를 안겨주었다. 1987년, 우리나라에 저작권 협정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을 당시 ‘노르웨이의 숲’의 무단 번역 책들이 등장했는데 정작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1989년 한 출판사가 하루키와 정식으로 계약한 뒤 ‘상실의 시대’로 발행을 했더니 한 해만 30만 부를 판매하는 등 빅히트를 쳤던 것이다.
이외에도 하루키의 음악, 그의 규칙적인 생활과 자기관리, 그리고 소확행에 대해 다루며 재즈 음악에 맞춰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다시 한국이로 돌아온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는 만남의 장소 휴게소에서 만나 먹방을 펼쳤다. 각종 간식을 먹고 있는 노마들에게 다가온 객원 노마드는 표예진과 강홍석이었다. 강홍석은 ‘토크 노마드’의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예고 예대를 다니다 보니 친구들이 배우 전공자들로 가득하다. 작품 이야기를 하면 연기적인 측면만 말하는 거다. 선생님이 계시니 작품을 해석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더라. 그래서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부푼 기대를 드러냈다. 이에 이동진은 “저희는 예능프로인데 잘못 나오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표예진은 MC들 때문에 출연을 걱정했다며 “어려울 것 같았다. 지식이 넘치는 전문가들이고 해서 제가 잘 모르니 어려울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옆에서 듣던 강홍석은 “학교 선생님들 같다”며 신인의 풋풋함을 뽐냈다. 새로운 객원 노마드 강홍석, 표예진과 만난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는 ‘여수밤바다’의 배경이 되는 여수의 바다와,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의 배경으로 추정되는 순천으로 여행을 떠날 것임을 알리며 또 다른 재미를 예고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객원 노마드로 함께한 류현경에 대한 칭찬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강홍석, 표예진에 대한 기대를 쏟아냈다. 의미 있고 알찬 방송 내용만큼이나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와 객원 노마드들이 이루는 케미, 이들의 대화도 재미있다는 평.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토크 노마드 보면 볼수록 힐링되는 매력~”, “방송에 나온 곳 짚으면서 여행해볼 생각~”, “정보와 재미를 다 잡은 방송”, “친구랑 여행 떠나는 기분”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