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세상을 떠난 배우 신성일의 빈소에는 영화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고인은 이날 오전 2시 25분 폐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81세. 고인의 영정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로 옮겨졌다.
첫 조문객은 원로배우 최불암이었다. 최불암은 오후 1시쯤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그는 “반짝이는 별이 사라졌다. 조금 더 오래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고인이 남긴 업적이 오랫동안 빛나기를 바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이순재는 “1960년대 영화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거목이 한명 갔다. (고인이) 너무 일찍 간 것 같다. 조금 더 할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관련 작업은 많은 자료가 남아있어 후학에게도 좋은 교본이 될 것이다. 관계기관에서도 이를 홍보해 고인을 추모하고 아쉬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배우 안성기는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빈소를 찾았다. 그는 고인을 “특별한 기억이 있는 분”이라고 설명하며, “내가 1960년대 아역배우로 선배님과 활동했고 그 모습을 지금까지 봐왔다. 성인이 된 1980년대에도 좋은 영화 한 편을 같이 했다”라고 회상했다.
안성기는 “내년에 (고인과) 영화 한 편을 같이하기로 약속했고 시나리오도 거의 완성됐다고 들었다”면서 “오랜만에 같이 영화를 해서 기뻤는데, 허망하게 가시니 너무나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안성기는 고인이 직접 기획과 주연을 맡은 영화 ‘소확행’(가제)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이어 “그동안 무수히 많은 별이 있었지만, 그분의 별빛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범접할 수 없는 분이셨다. 빛은 졌지만, 우리들 마음에는 그 빛이 오랫동안 함께하리라 생각한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수미는 “당신(고인)은 천생 배우셨다. 불과 한 달 전 통화했을 때도 ‘수미씨, 나 괜찮아’라면서 굉장히 자신하셨는데, 하늘에서 배우 하라고 부르셨나 보다”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김수미는 과거 한 방송에서 신인시절 시나리오에 없던 노출 장면을 강요당했을 때 고인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창동·정지영 감독과 배우 문성근, 선우용여, 이동준, 박정수, 박상원, 임하룡, 방송인 임백천, 개그맨 주병진, 가수 인순이 등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고인과 한국영화배우협회를 함께 이끌었던 배우 신영균도 빈소를 찾아 애통해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명박 전 대통령,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은 조화를 보냈다.
고인의 영결식은 오는 6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며, 오전 11시 서울추모공원으로 고인을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