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천 “살아서는 귀국 안 해”…기무사 계엄 문건 조사 무기한 연기

조현천 “살아서는 귀국 안 해”…기무사 계엄 문건 조사 무기한 연기

기사승인 2018-11-08 11:23:09

미국 출국 후 잠적한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전신)이 최근 주변에 “살아서는 한국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동아일보는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조 전 사령관이 이 같은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기무사 계엄 문건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검 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은 핵심 피의자인 조 전 사령관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소재 불명 등으로 수사를 마치기 어려운 경우 문제 사유가 없어질 때까지 수사를 중지하는 조치다.

보도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 형제 10여명 중 대부분이 미국 시카고 등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 전 사령관 부모의 묘소도 미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지인과 가족을 상대로 조 전 사령관 자진 귀국을 설득했으나 조 전 사령관은 이에 불응했다. 이에 합수단은 지난 9월 2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와 조치 절차와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에 착수했다.

외교부는 합수단 요청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조 전 사령관의 여권 무효화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앞서 합수단은 변호인 등을 통해 조 전 사령관의 귀국을 요청했지만 조 전 사령관은 귀국을 미루고 자취를 감췄다. 지난 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조 전 사령관의 미국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여권 무효화에도 조 전 사령관은 여전히 지인 집에 거주하는 방식으로 도피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합수단은 7일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합수단은 같은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조 전 사령관이 지난 2016년 11월부터 3달 동안 청와대를 4번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 중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나흘 전인 같은해 12월5일 청와대 방문 당시에는 수상한 동선이 확인됐다. 조 전 사령관은 같은날 사전에 일정을 잡지 않고 갑자기 청와대에 들어갔다. 또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한 뒤 평소와 달리 부관에게 대기하라며 청와대 안에서 상당 시간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를 두고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계엄령 검토를 상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 진술 없이는 더는 수사를 진전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윗선’으로 의심되는 박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8명에겐 참고인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 수사는 조 전 사령관 소재가 파악될 때까지 사실상 진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 계엄 문건 사건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청와대와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을 발동하려 했다는 내란 음모 의혹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