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콜센터 하도급 직원을 대량 해고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센터 이전으로 직원들이 퇴사할 것을 감안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규모 점포 통·폐합으로 논란이 된 만큼 사회적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2일 하도급 주부사원들에게 해고예고 통보를 했다. 내년 2월 8일까지만 근무하고 이후에는 퇴사 처리된다는 내용이었다. 은행은 이날까지 일하고 인수인계하는 사원에게만 퇴직위로금을 준다고도 했다.
하지만 도급직원들이 떠난 자리를 정규직으로 채우려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취재 결과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될 직원은 130~140여명이다.
씨티은행은 서울 지하철 선릉역 콜센터에 도급직과 정규직을 함께 운용하고 있다. 도급직은 인력파견업체 ‘휴머니아’를 통해 공급받는다.
센터는 문래동 이전을 앞두고 있다. 출·퇴근 거리가 이전보다 멀어지면서 직원 상당수가 그만둘 것으로 판단,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는 게 은행 측 주장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은행이 애초에 해고를 염두한 상태에서 바깥 시선을 의식해 ‘명분’을 만드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업체도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휴머니아는 분기 매출이 3~4억 원에 불과한 작은 회사로 알려졌다. 씨티은행과의 계약만료로 매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차세대 소비자 금융전략’ 일환으로 지점을 80% 축소했다. 당시 박진회 행장은 ‘지점 통폐합으로 인력 감축은 없고 디지털화에 따라 인력 수요가 생기는 부문으로 인력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규직은 줄지 않아도 외주업체 파견직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은행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도급직원을 해고시키고 빈자리를 정규직으로 채우는데 이 또한 일반부서에서 강제로 발령을 내는 식”이라며 “이 사안을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직원 불만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대해 은행 측은 “확인해보겠다”고만 할 뿐 더 이상 응대하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 국민소통광장에도 같은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