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검찰 조사에서 이틀째 ‘모르쇠’로 일관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일 오전 10시 박 전 대법관을 재차 소환, 사법농단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박 전 대법관은 전날인 19일 오전 9시30분 검찰에 출석해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을 할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벌어진 ‘재판개입’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다만 박 전 대법관은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 “보고를 받았더라도 사후에 보고를 받았다”는 진술로 일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합진보당 소송과 관련해서는 “(재판 결과를) 억지로 고치라는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 전 대법관은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그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을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주장한 문유석 부장판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두 법관 외에도 사법행정을 비판한 판사 여러 명의 이름이 포함된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 문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