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방안이 36개월 교도소 근무가 유력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내달 13일 열리는 ‘종교 또는 개인적 신념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정부 단일안을 설명할 계획”이라며 “대체복무는 36개월 교정시설(교도소) 합숙근무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오는 2019년 12월31일까지 도입하도록 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관계부처 실무추진단, 민간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검토했다”면서 “이번 공청회는 국민적 관심이 특히 쏠려 있는 복무기간, 복무분야 등과 관련해 토론자들이 서로 다른 입장과 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주제별 심층 토론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그간 대체복무 방안으로 복무 기간과 기관을 각각 2안씩 제시해왔다. 복무기간 1안은 36개월, 2안은 27개월이다. 복무기관은 1안 ‘교정시설로 단일화’와 2안 ‘교정시설과 소방서 중 선택’이다.
국방부가 복무기간을 36개월로 정한 것은 산업기능요원과 공중보건의사 등 다른 대체복무의 복무기간이 36개월 안팎인 점을 감안해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육군 병사 복무기간은 현행 21개월에서 오는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될 예정이다. 따라서 대체복무의 복무기간은 육군 병사 복무기간의 2배다. 대체복무는 오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된다.
국회 국방위원회도 대체복무 관련 병역법 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대체복무 제도 시행 초기에는 강화된 (복무) 기간으로 운영한 후 국제기준과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의견에 맞춰 점차 대체복무 기간을 축소하는 방안도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체복무 복무기간 36개월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기간보다 길다. 앞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징벌이 되지 않도록 현역 복무 기간의 1.5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는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되는 육군 병사 복무 기간의 1.5배는 27개월이다.
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군인권센터·전쟁없는세상 등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대체복무 기간이 36개월로 확정되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대체복무 기간을 운용하게 된다”며 “유엔 등 국제기구와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1.5배 이상의 대체복무 기간은 인권침해’라며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무 기관의 경우, 소방서 복무는 대체복무의 다른 형태인 의무소방원(23개월 근무)과 업무가 중복되고 복무기간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배제됐다.
교정시설은 군 복무 환경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체복무자들은 취사나 물품 보급 등 수감자들이 교도소 직원과 함께 수행하던 업무를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근무형태는 합숙 근무를 원칙으로 하게 될 전망이다. 합숙 여부는 복무기간이나 업무의 난이도 못지않게 현역병과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핵심요소로 꼽힌다.
국방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방안을 내달 중 발표하고 관련 법률안(병역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